코스피가 외인의 매도에 이틀 연속 하락하며 2050선이 무너진 지난 24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28포인트 내린 2045.31에, 코스닥은 6.86포인트 내린 690.03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8원 내린 1,188.4원에 거래를 마쳤다./뉴시스

지난 한 주(20~24일) 코스피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우려가 높아지면서 장 중 한 떄 2035선까지 내려가는 약세를 보였다.

다음 주(27~31일) 코스피는 꼬여가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변동성이 더욱 커지며 종목별 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주(2055.80) 대비 10.49포인트(0.51%) 내린 2045.3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 24일 장 중 2035.98까지 내려가며 한 주간 가장 낮은 지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외국인은 지난 거래 주간 1687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순매수세를 유지하다 24일에는 3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20~24일) 개인과 기관은 각각 1140억원, 548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번 주는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한 불안감이 이어지면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지수 내 중국 A주의 시가 총액 확대 등이 예정돼 있다. 비우호적인 이벤트들이 상존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여전히 변동성 장세를 펼칠 전망이다.

MSCI는 오는 28일 오후 4시(한국시간) MSCI가 EM지수에 편입된 중국 A주의 시가총액을 5%에서 10%로 상향 조정한다. 앞서 지난 3월1일 발표한 바와 같이 MSCI는 총 세 번에 걸쳐 중국 A주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이달에 중국 A주 비중을 5%에서 10%로 높이고, 석 달 뒤인 8월에 15%로, 또 11월에 20%로 확대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종자금 1조1000억 달러 가정할 때 이론상으로 오는 28일 자금 이탈 규모는 3~4조원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달 들어 외국인 순매도는 1조2000억원, 비차익 거래 누적 순매도는 1조4000억원임을 고려하면 해당일까지 비우호적 수급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증권업계에서는 차주 코스피지수가 2025~2075선을 횡보하며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걸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파행된 이후 강대강 대치구도가 지속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의 가능성이 높은 이유에서다. 다만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역시 미중 무역협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으로 미국과 중국이 강대강 대치를 보이고 있다"면서 "국내 증시도 외국인의 순매도가 지속되며 부진한 가운데 특히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이탈이 5주 연속 지속되는 부분이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미중 무역협상 재개 시점이 결정되기 전까지 관련 뉴스에 민감한 모습이 이어지겠지만 현재 수준에서 코스피의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위안화, 원화 절하 속도가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부분은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코스피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개별 종목 장세가 이어질 거란 예측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양호하거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으로 개별 IT(반도체 및 부품 등), 5세대 이동통신(5G), 은행, 헬스케어 등을 언급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무역갈등을 이겨낼 수 있는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되, 협상테이블 복귀 시 복원력이 가장 빠를 종목들을 선별해 타이밍을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갈등이 빚어지는 현 장세가 이어질 경우 카카오, 현대차, 한국금융지주, 현대중공업지주, 제일기획, 펄어비스, 화승엔터프라이즈가 핵심 종목"이라면서 "반대로 협상테이블로 복귀하는 경우 호텔신라, LG생활건강, 신세계인터, LG화학,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원익IPS의 탄력적인 주가 복원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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