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연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장이 28일 오전 충북 청주 식약처에서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주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식약처는 인보사케이주의 허가를 취소했다./뉴시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28일 충북 오송 식약처 브리핑실에서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조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인보사 2액이 허가 신청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확인됐고,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했던 자료가 허위로 밝혀졌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에서 추출한 연골세포(HC)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TC)가 담긴 2액을 3대1 비율로 섞어 관절강 내에 주사하는 세포 유전자 치료제다. 하지만 최근 2액 세포가 애초 식약처 허가를 받기 위해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GP2-293세포)라는 것이 15년 만에 밝혀졌다.

식약처가 인보사 2액의 최초세포와 제조용세포 등에 대해 친자확인 검사인 유전학적 계통검사(STR)를 실시한 결과, 2액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임이 확인됐다.

또 코오롱생명과학 국내 연구소를 조사한 결과,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 중 2액이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는 자료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식약처는 "2액이 1액과 같은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려면 ‘1액’과 ‘2액’의 단백질 발현 양상을 비교·분석해야 하는데, ‘1액과 2액의 혼합액’과 ‘2액’을 비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식약처가 2액의 최초세포를 분석한 결과, 신장세포에서만 발견되는 특이 유전자(gag․pol)가 검출됐다. 식약처는 이와 관련,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당시 신장세포가 아니라는 증거로 제출한 자료가 허위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뿐 아니다.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미국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현지실사 결과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전 2액 세포에 삽입된 연골세포 성장인자 유전자의 개수와 위치가 변동된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기고 관련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처는 "유전자치료제에서 세포에 삽입되는 유전자의 개수와 위치는 의약품의 품질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에 허가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에 허가받지 않은 다른 성분이 들어갔다며 국내 판매를 중단하기 2년 전이자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기 4개월 전인 2017년 3월 인보사의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 임을 확인한 사실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은 2017년 3월 코오롱티슈진의 미국 임상용 제품의 위탁생산업체(론자)의 검사를 통해 2액이 신장세포임을 확인했다고 지난 3일 공시했다"며 "또 코오롱생명과학은 검사 결과를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2017년 7월 이메일로 받은 것으로 보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연골세포가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이유에 대한 과학적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액의 DNA 지문분석 결과, 단백질 발현 분석결과 등 허가신청 당시 2액을 연골세포로 판단했던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2액이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못했다. /권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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