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속절없이 하락하면서 정유사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 폭이 클수록 재고평가손실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된다면, 올 3분기처럼 정유사들은 정유 부문에서 대규모 영업적자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정유사들은 매출 비중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정유 부문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을 입었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는 정유부문에서 각각 4060억원, 40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에쓰오일도 1867억원의 영업손실을 떠안았다.

이처럼 정유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지난 6월30일 두바이 유가는 109달러였지만, 지난 9월30일 두바이 유가는 95달러였다. 정유사들은 3분기 말(9월30일) 재고자산(원유와 석유제품 등)을 평가하는데 취득가보다 시장가가 더 낮으면, 그만큼 재고자산 가치가 줄어 손실을 입게 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3분기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은 약 1900억원"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도 "3분기 기준 평균 두바이 원유는 2분기 대비 4.3% 하락했다"며 "같은 기간 판매물량이 1.2% 증가했지만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손실이 7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GS칼텍스 관계자는 "3분기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이 정확히 얼마인지 측정하기 힘들지만, GS칼텍스의 손실 규모는 SK이노베이션(약 1900억원)과 에쓰오일(약 710억원)이 입은 손실의 사이에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4분기가 더 골칫거리다. 현재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된다면, 3분기보다 더 큰 손실이 발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두바이산은 전일 대비 배럴당 1.72달러 오른 75.90달러에 마감됐다. 두바이산의 10월 평균 유가는 86.82달러, 9월 평균 유가는 96.64달러였다. 2달 전과 비교해 20달러가량이 하락한 것.

4분기 말 재고평가를 할 때 국제유가가 반등하기를 기대하지만, 현재로선 국제유가가 얼마나 오를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측은 "4분기 재고평가손실이 3분기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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