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홍대 등 주요 관광 상권 및 여행·관광업계에 대한 사드 후폭풍이 몰아치면서 롯데그룹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 내 123층 타워에 들어설 초호화·초고층 주거용 오피스텔 '시그니엘 레지던스' 분양을 앞두고 중국 쪽 반응이 냉랭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는 중국 부호들을 유치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였으나 사드 보복 분위기로 인해 중국 측 인사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당분간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접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프라임 오피스(14~28층)와 6성급 호텔(76~101층) 사이인 42~71층에 공급 면적 기준 209~1245㎡ 223실 규모로 들어선다.

209~236㎡ 24실, 271~307㎡ 122실, 350~384㎡ 70실, 667~1245㎡ 7실 등이다. 이 중 1245㎡는 펜트하우스로 70~71층을 모두 사용하는 복층 구조다.

시그니엘 레지던스 분양대행사 지우알엔씨 관계자는"지난해 중국에서 투자 설명회를 할 때만 해도 중국 고객들이 큰 관심을 가졌다"면서 "하지만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쪽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에 대한 여력이 있는 중국인들은 주로 고위 관리나 대기업 오너 등이다 보니 아무래도 중국 정부 눈치를 더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들이나 우리나 그저 상황을 관망할 뿐 별다른 대책은 세울 수도 없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시그니엘 레지던스 분양가는 3.3㎡당 7500만~8000만원 선으로서, 가장 작은 209㎡가 최저 50억원대에 이르고, 가장 비싼 펜트하우스의 경우는 무려 3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불과 7실밖에 조성되지 않는 108~114층 VVIP 오피스 '프리미어7'은 3.3㎡당 분양가가 최고 1억4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사상 최고 분양가로 인해 국내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일찌감치 중국 슈퍼리치나 정부 고위층 등 중국 큰 손 유치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실제 롯데는 시그니엘 레지던스 공식 에이전시로 국내 업체 지우알엔씨와 도우씨앤디, 외국계 부동산 업체 ERA 등과 손을 잡았다. 이를 통해 중국 롄자(連家, Homelink), 홍콩 정위(正宇) 글로벌 부동산(DOBG) 등 중화권 업체들과 MOU 등을 체결하며 입주자를 모았다.

지우알엔씨는 지난해 각국 국가원수와 명사가 주로 이용하는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호텔에서 투자설명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 중국 정부 장·차관급인 류쭤장 전 상무부 투자촉진사무국 국장, 차관보급인 쑹춘펑 중국세계무역조직연구회 부비서장 등 전·현직 고위 관리와 기업 회장단 등 100여 명이 참석, 성공을 예감하게 했다.

더구나 지난해 말부터는 투자이민제를 통한 영주권(F-5 비자) 부여도 내걸었다. 오피스텔 분양 계약을 체결하면 즉시 한국 영주권을 받게 해주겠다는 '보너스'였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경북 성주군에 소유한 골프장을 주한미군 사드 포대 부지로 제공하겠다고 확정하자 상황이 급변했다.

중국의 사드보복 기류로 인해 지금이 정상적이면 중국 측과 계약이 1~2건 정도 진행될 만한 시기이나 실제 계약 체결 성과는 전혀 없다.

이에 롯데에서는 사실상 중국 측 인사들과 계약하기 어려울 것이라 보고 타이완, 일본, 홍콩, 싱가포르, 미국 등 다른 지역 투자자 유치에 나설 것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 측은 중국 측 수요가 줄면서 단기적으로 분양 계약이 부진하겠지만, 해외 투자 설명회가 늘어나면 장기적으로는 분양 완판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월드타워 더 레지던스팀 관계자는 "본격적인 분양은 이달 중순부터 시작하므로 실제 분양률이 감소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이번 주부터 타이완을 시작으로 일본 등에서도 설명회를 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하와이 등에서도 현지 에이전시와 함께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어서 분양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했다.

/최환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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