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한국 시간) 미국 하와이 오하우섬에 위치한 코올리나GC에서 열린 'LOTTE Championship presented by Hershey' FR에서 박인비가 2번 홀에서 파세이브 성공 후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골프 여제' 박인비(30·KB금융그룹)가 통산 20승 달성과 세계랭킹 1위 굳히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러 떠난다.

박인비는 27일(한국시간)부터 나흘 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레이크 머서드 골프클럽(파72·6541야드)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디힐 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에 참가한다.

지난해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한 박인비는 올해 3월 건강한 모습으로 투어에 복귀, 전성기 못지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6개 대회에 출전해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우승을 비롯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준우승, '롯데 챔피언십' 공동 3위, '휴젤-JTBC LA 오픈' 공동 2위 등 놀라운 성적을 쌓고 있다.

급기야 2015년 10월 내려놨던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까지 탈환했다. 무려 2년 6개월 만에 여왕의 자리를 되찾았다.

메디힐 챔피언십은 박인비의 랭킹 1위 장기집권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대회다. 평균 랭킹 포인트 7.49점으로 2위 펑산산(중국·7.04)과 격차가 0.45점에 불과하다. 이번 대회 성적 만으로도 순위가 뒤집힐 수 있어 '1주 천하'로 끝날 수도 있다.

박인비가 시즌 두 번째 우승과 함께 통산 20승을 달성한다면 2위와 격차를 더욱 벌리며 확실한 독주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박인비는 "세계랭킹 1위가 사실 올해의 목표는 아니었지만 좋은 플레이에 대한 선물 같아서 기분이 좋다"면서도 "랭킹 간 격차가 별로 없어 매주 순위가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1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지난주 LA 오픈과 마찬가지로 올 시즌 신설 대회다. 유소연(28·메디힐)의 스폰서인 국내 화장품업체 L&P 코스메틱이 후원한다.

올 시즌 성적이 신통치 않은 유소연은 스폰서 대회에서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LA 오픈에서 4위를 하며 시즌 두 번째 톱10에 들었다. 컨디션을 끌어올린 상태다.

놀라운 루키 시즌을 치르고 있는 고진영(23·하이트진로)도 우승 경쟁자 중 한 명이다. 올 시즌 7개 대회에서 우승 1회, 준우승 1회 포함 톱10에 5차례 들었다. 2주 전 조부상을 당한 고진영은 할아버지 영전에 우승 트로피를 바치겠다는 각오다.

'맏언니' 지은희(32·한화큐셀)도 시즌 첫 다승자가 되기에 충분하다. 올 시즌 아직 우승이 없는 김인경(30·한화큐셀), 양희영(29·PNS), 이미림(28·NH투자증권), 최운정(28·볼빅), 김세영(25·미래에셋), 이미향(25·KB금융그룹) 등도 마수걸이 승리에 도전한다.

태극 자매군단의 강력한 대항마는 24주 만에 1위를 내준 펑산산이다. 아직 우승은 없지만 평균 60대 타수를 기록 중인 6명 중 1명으로 기량 면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18년 만에 LPGA 투어에서 자매골퍼 우승에 성공한 태국의 쭈타누깐 자매도 우승 사냥에 나선다. 오랜 우승 갈증을 푼 언니 모리야는 2주 연속 정상에 도전한다. 올 시즌 톱10에 5차례 성공한 동생 에리야도 시즌 첫 승이자 통산 8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셸 위(미국), 제시카 코다(미국), 페르닐라 린드베리(스웨덴), 브룩 헨더슨(캐나다) 등 올 시즌 우승자도 총출동한다.

한편, 올 시즌 주춤한 박성현(25·KEB하나은행)과 전인지(24·KB금융그룹)는 이번 주 휴식을 택했다./권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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