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그 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맞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우선순위는 분명했다. 지금은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 발굴이 아닌, 아시안컵 준비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벤투 감독은 1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0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2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대체적으로 무난하다는 평가다. 박지수(경남FC)와 이진현(포항)의 첫 승선과 석현준(스타드 드 랭스)의 재합류를 제외하면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을 정도의 깜짝 발탁은 없었다.

유럽에서 활동 중인 유망주들은 대거 빠졌다. 수많은 10대 선수들이 해외 무대에서 꿈을 키우고 있다. 이강인(17·발렌시아), 정우영(19·바이에른 뮌헨), 백승호(21·지로나)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한창 자라나는 새싹들이다. 아직 성인 무대에서 보여준 것이 미미한 선수들이기에 A대표팀 합류는 이르다는 평가가 많지만, 4년 간의 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벤투 감독이라면 다를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던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 사령탑 시절 10대 유망주 루이스 나니(스포르팅)를 A대표팀에 올려 재미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이들을 위한 엔트리를 마련하지 않았다. “세 선수 다 좋은 선수다. 관찰해야 할 선수들인 것은 맞다”면서도 “지금은 1월 대회를 준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이 언급한 '1월 대회'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릴 아시안컵이다. 4년 주기의 아시안컵은 아시아 대륙에서 개최되는 가장 큰 축구대회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1960년 이후 59년 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아시아의 호랑이’를 자처하면서도 정작 결실은 맺지 못한 셈이다.

벤투 감독 또한 한국의 현실을 잘 알고 있다. 이런 이유로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을 잠시 미룬 것이다. “유망주를 관찰하는 것 또한 내 역할”이라는 벤투 감독은 “현재 25명을 선발했는데, (유망주를 위해) 그 이상 뽑는 것은 어렵다”고 답했다.

이러한 기조는 아시안컵이 끝날 때까지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젊은 선수들의 승선 또한 아시안컵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벤투 감독은 "9월 소집된 선수들과 이번 달에 온 선수들, 11월 올 선수들 중 아시안컵 멤버를 선발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권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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