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손흥민(가운데)이 25일 오전 2시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첼시FC와의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에서 선발 출전해 2-0으로 앞선 후반 9분 3번째 골을 터뜨렸다./뉴시스

그동안의 골 침묵을 깨는 환상적인 한 방이었다. 손흥민(토트넘)의 리그 마수걸이 골은 완벽 그 자체였다. 첼시의 골문을 여는 과정은 그의 다재다능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손흥민은 25일 오전 2시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에 선발 출전했다.

가벼운 발놀림을 뽐내던 손흥민은 후반 9분 마침내 고대하던 골맛을 봤다. 하프라인 근처에 머물던 손흥민에게 델레 알리의 패스가 날아왔다. 손흥민의 선택은 스피드였다. 손흥민은 이탈리아 국가대표 조르지뉴를 달고 터치라인 근처를 폭주기관차처럼 질주했다. 어느 덧 조르지뉴는 손흥민의 뒤로 처졌다.

이번에는 브라질 대표팀 출신 다비드 루이스가 가로 막았다. 손흥민은 급격한 방향 전환으로 다비드의 방어마저 뚫었다. 손흥민의 개인기에 루이스도 맥없이 당했다.

순식간에 골문 앞으로 다가선 손흥민은 왼발 땅볼슛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50m에 육박하는 드리블과 빠른 속도로 정확한 임팩트가 어려웠으나 손흥민에게는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공은 각도를 좁히고 나온 골키퍼의 발을 피해 골문 안으로 향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초반 소속팀에서의 출발이 좋지 않은 편이다. 개막 직후에는 골이 터지지 않아 답답해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모든 힘을 쏟아낸 탓에 체력적으로도 어려움을 겪었다.

지친 손흥민에게 2주 간의 휴식은 보약이 됐다. 11월 A매치를 건너뛴 채 런던에 남아 컨디션을 조율한 손흥민은 휴식 후 재개된 첫 경기에서 리그 첫 골을 신고했다. 게다가 쉽게 볼 수 없는 원더골이었다. 컨디션이 좋다면 상대가 누구라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한 셈이다. 덕분에 토트넘은 첼시를 3-1로 완파했다.

라이벌 첼시를 무너뜨린 엄청난 득점에 토트넘 팬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토트넘 공식 트위터에는 손흥민을 향한 팬들의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한 팬은 “우리는 항상 너의 뒤에 있을 것이다. 단지 축구 뿐 아니라 너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한다”고 했고, 또 다른 팬은 “손흥민은 정말 겸손하고 훌륭한 선수다. 늘 110%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적었다.

현지 언론들도 찬사 일색이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영광스러운 득점을 넣었다. 정말 열심히 뛰었고, 다른 선수들을 위해 공간도 창출했다. 교체 때는 기립박수를 받았다”면서 평점 9점을 매겼다.

토크 스포츠는 “비록 많은 팬들은 손흥민이 더 많은 골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첼시전 득점은) 토트넘팬들이 왜 손흥민을 좋아하는지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손흥민에게 토트넘 선수 중 가장 높은 평점 9점을 줬다./권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