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야권 지도부가 줄줄이 사퇴하고 있다. 이들이 서둘러 자리를 내놓는 것은 6·13지방선거 참패로 보수혁신을 이뤄내지 못하면 존립할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으로 보인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4일 광역단체장 17곳 중 2곳 당선에 그치며 참패한 6·13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오늘부로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참패했고 나라는 통째로 넘어갔다"며 이 같이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모두가 제 잘못이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당원동지 여러분 후보 여러분 그동안 참으로 수고했다. 부디 한마음으로 단합하셔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도 이날 광역단체장 0석으로 참패한 6·13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국민의 선택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옛 바른정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표직을 물러나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며 "저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대한민국이 어떤 길로 나아가야할지 새로운 비전과 정책을 고민하겠다"며 "그 속에서 처절하게 무너진 보수 정치를 어떻게 살려낼지, 보수의 가치와 보수정치 혁신의 길을 찾겠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안철수 전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 3위 패배와 관련해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라고 심경을 밝혔다.

안 전 의원은 서울 종로구 캠프에서 진행한 해단식에서 "좋은 결과를 갖고 이 자리에 섰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게 돼 너무 송구하고 죄송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인물 교체만으론 궤멸 수준으로 무너진 보수를 재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이철우 경북지사 당선인도 “환골탈퇴에 그쳐서는 안된다”며 “재창당 수준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에서도 “인재와 지혜를 구하는 보수 대통합의 문을 활짝 열라”는 요구가 쇄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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