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국빈방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8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만남이 인도에서 이루어진다. 인도 정부에서 두 사람의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9일 삼성전자의 노이다 휴대폰 신공장 준공식에서다.

문 대통령은 8일 5박 6일간의 일정으로 인도·싱가포르 국빈 방문 길에 올랐다. 인도 방문은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번째 서남아시아 지역 방문이다. 싱가포르 방문은 15년 만에 이뤄지는 한국 정상의 국빈방문이다.

이 부회장도 이날 9일 예정된 인도 노이다 휴대폰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8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인도로 출국했다. 노이다 신공장은 삼성전자가 6억5000억 달러를 투자해 만든 인도 내 최대 휴대폰 공장이다.

문 대통령은 인도 방문 둘째 날인 9일, 양국 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하는 비즈니스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에도 참석한다. 문 대통령이 재계 서열 1위 삼성 행사에 참석하는 일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이 부회장과 면담이 예정돼 있어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는 이번 면담을 계기로 정부와 삼성과의 관계가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청와대는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인도 공장 준공식에 초대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해명하며, "그렇지 않다. 해외 투자를 하면서 준공식이 있을 때 (대통령과 재계 인사가) 참석하는 범위와 형식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의 삼성 신공장 방문은 새 정부 경제정책과 관련된 변화 행보로 해석해도 되는가'는 질문에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이번 일정은 통상적인 경제외교라는 것이다.

한편 문 대통령이 아세안 교류에 공을 들이는 것은 아세안이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두 번째 교역대상 국가로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 외교 보폭을 넓히면서 미국·중국·일본·러시아 4대국 중심의 외교 전략을 탈피하자는 것이 현 정부 인식이다.

특히 인도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서남아시아 순방국으로서 신남방정책 종착지이기도 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인도는 경제 성장률과 인구 성장률 모두 꾸준히 성장하는 나라다“라며 ”2025년에는 미국·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3'로 도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11일 밤 싱가포르에 도착한다. 12일 리셴룽(李顯龍)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MOU(양해각서) 서명식, 공동 언론발표를 이어간다. 12일 오후에는 한-싱가포르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로 양국 경제협력의 발전상을 제시할 예정이다.

13일 오전에는 싱가포르 지도층 및 여론 주도층을 대상으로 '싱가포르 렉쳐' 연설을 한다. 이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와 아세안의 미래지향적 협력, 우리나라의 신남방정책,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동포 간담회를 마치고 귀국한다./이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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