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3일 오전 경남도청에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드루킹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다. 김 지사의 혐의는 댓글조작(컴퓨터 장애 등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특검팀은 지난 40일간 이 사건의 주범인 '드루킹' 김동원(49)씨와 그가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에 대한 소환 조사에 집중했다.

특검팀은 또 김 지사 관사·집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확보한 인적·물적 증거를 분석한 뒤 지난 3일 김 지사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범행을 사실상 승인한 '공범'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김 지사가 2016년 11월 일명 산채로 알려진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드루킹 일당이 댓글조작을 위해 개발한 자동화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을 직접 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의혹의 핵심이라 평가받는 만큼 휴일에도 대부분 출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 지사 신문 사항을 계속해서 보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선 파악 등 출석 과정도 면밀히 대비하고 있다. 소환 당일에는 경찰과 협의해 차량 진입을 통제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면 특검팀은 드루킹 관련 의혹 전반을 김 지사에게 추궁할 예정이다. 드루킹과의 관계, 댓글 조작 범행 개입 여부 등을 강도 높게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필요할 경우 드루킹과의 대질 신문도 고려하고 있다.

이에 김 지사 측에서는 김경수(57·17기) 전 대구고검장을 필두로 한 변호인단이 특검팀에 맞설 계획이다. 조사 과정에는 앞선 경찰 수사 단계에서 김 지사 변호를 맡았던 변호인단이 입회할 예정이다.

김 변호사는 경남 진주 출신으로 지난 201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사라기지 전 마지막 중수부장을 지냈다.

김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이기에 조사할 사안이 많고, 국민적 관심도 크게 쏠린 만큼 조사가 밤늦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게 특검팀 관측이다. 김 지사 측에서 동의할 경우에는 자정을 넘겨 다음날 새벽까지 조사가 이어질 수도 있다.

한편 김 지사는 지난 3일 특검팀의 소환 통보를 받은 뒤 취재진에게 "특검팀 소환에 당당히 응해서 필요한 내용은 어떤 내용이든지 충분히 소명하고 규명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정치적 공방과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정치 특검이 아니라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돼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출석 과정에서도 같은 취지로 발언할 것으로 예상된다./권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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