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5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대한애국당 천막을 철거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5시20분께부터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천막 등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뉴시스

대한애국당(현 우리공화당)이 서울 광화문에 설치한 농성 천막이 25일 철거됐다. 지난 5월 10일 천막을 기습 설치한지 46일 만이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5시20분께 광화문 농성 천막 2동과 그늘막 등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전개했다. 전격적인 천막 철거 과정에서 보수 성향 시민들은 "공산주의", "빨갱이" 등의 말을 쏟아내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행정대집행에는 서울시 직원과 소방재난본부, 종로구·중구 등 보건소 유관기관 직원 500여명과 용역업체 직원 400명이 참여했다. 서울경찰청과 서울 종로경찰서, 소방당국, 의사·간호사 인력 등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천막과 차양막이 철거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폐 음식물 등 오물이 광장에 흘러내리면서 악취를 풍겼고, 천막에 있던 당원들은 경찰과 용역을 상대로 손가락질을 하거나 플라스틱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철거 현장에서는 원색적 욕설을 비롯한 과격한 언행도 다수 나타났다. 다수의 시민들은 "공산주의다", "빨갱이들이다" 등의 발언을 내뱉었다.

당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라면서 목소리를 높였고 "애들과 어른을 싸움 붙이는 것이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일부는 허탈한 모습으로 앉아 간간이 "야 이 X들아" 등의 말을 되뇌었다.

다른 일부는 천막이 철거된 이후 분노의 화살을 출근 길 시민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한 행인을 상대로 "야 이 X야"라거나 "나라 망해라"면서 고성을 내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광경도 목격됐다.

일부는 오전 7시45분께 연좌를 시작했다. 경찰은 병력을 동원해 이들과 대치했다. 천막 철거 이후에는 현장 복원 작업이 진행됐다.

서울시는 행정대집행 이후 종로서 등과 협조해 광장 주변의 도로 불법 주정차 단속, 불법 현수막 제거 등 청소를 시행해 광화문광장을 시민에 돌려준다는 계획이다.

행정대집행에 따른 비용은 우리공화당 측에 청구될 예정이다. 수거된 천막과 차양막 등 적치물품은 우리공화당의 반환 요구가 있을 때까지 서울시 물품창고에 보관된다.

천막 설치 이후 서울시 측은 자진철거 요청 1회, 행정대집행 계고장 발송 3회 등의 조치를 한 뒤 이날 행정대집행에 돌입했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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