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기존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8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3%p 낮춘 2.2%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0.1~0.2%p 내려갈 것이라는 대체적인 관측을 뛰어넘은 수준이다.

한은은 지금까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차례에 걸쳐 하향 조정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월 2.9%로 처음 제시한 이후 7월과 10월, 올해 1월, 4월까지 4차례에 걸쳐 0.1%p씩 내린 바 있다. 만약 전망치가 현실화되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 2009년(0.8%)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

한은이 올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춘 것은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던 국내 경기 성장세가 예상보다 악화된 데에 따른 것이다. 이 총재는 "수출과 투자 부진이 큰 요인이 됐다"며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올해와 내년 중 잠재성장률은 2.5~2.6% 수준으로 제시됐다.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1.1%에서 0.7%로 큰 폭 내려갔다. 국제유가 하락세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대 초반으로 대폭 하향하면서 정부의 전망은 무색하게 됐다.

정부는 불과 2주 전 2.4~2.5%를 목표치로 내걸었다. 지난 3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당시 정부 발표에 대해 일각에선 "정부 숫자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라는 지적이 있었다.

게다가 정부 목표치에는 반영돼 있지 않던 '일본 수출규제'라는 큰 하방 리스크가 생긴 데다 추가경정예산안의 통과도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은이) 생각보다 많이 내렸다는 생각이 안 드냐"고 묻자 "2.3% 정도를 예상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외 여러 기관들의 하반기 전망도 다소 비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경기 하강세는 개선될 여지가 희박하며 향후에도 경기 상승의 모멘텀보다 하강 리스크가 더 많아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우리 성장률을 종전 2.4%에서 2.0%로 내리면서 여기에 한일 수출규제 갈등은 포함되지도 않았다고 발표했다.

홍 부총리는 "각 기관들의 전망은 다를 수 있다"며 "정부가 2.4% 정도까지 본 데에는 추경에 대한 재정보강 효과와 올인(all-in)하겠다고 한 정책 효과 등이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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