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가 벤치에 앉아 있다. /뉴시스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의 경기 결장 파문이 집단 소송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년 만에 한국을 찾은 호날두가 유벤투스와 팀K리그의 친선 경기에 나서지 않은 것이 발단이 됐다.

법률사무소 명안은 지난 27일 블로그에 유벤투스 경기의 환불과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설명하면서 소송단을 모집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명안 측은 호날두가 소속된 이탈리아 축구팀 유벤투스 내한과 친선경기를 총괄한 '더 페스타'에 대해 "호날두가 45분 이상 출전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 고액으로 티켓을 판매했다"며 "결과적으로 팬들은 티켓 가격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프로축구연맹 및 더페스타의 홍보를 신뢰해 티켓을 구매했던 축구 팬들만 엄청난 손해를 입게 됐다"며 "계약의 주된 내용이 지켜지지 않았으므로 티켓 구입자들은 더 페스타를 상대로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티켓 구입 금액 상당액의 반환 요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법무법인 오킴스는 인터넷 '화난사람들' 홈페이지를 통해 원고 모집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오킴스 관계자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기획하면서도 돌발 상황에 대한 아무런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은 안일함 때문에 경기를 직관한 축구 팬들이 모든 피해를 떠안게 됐다"며 "당연히 법적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법률사무소 명재, 법률사무소 율온 등에서도 소송 참여 희망자들을 모집하기 위한 글을 인터넷에 게시한 상태다.

앞서 유벤투스는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올스타인 '팀K리그'와 이벤트성 친선 경기를 가졌다. 그러나 호날두가 팬 사인회 등 일정에 참여하지 않고, 경기에도 출전하지 않아 축구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주최사 더페스타 측은 27일 입장문을 내고 '유벤투스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고, 무리한 일정은 오히려 유벤투스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호날두는 K리그 올스타와의 경기에 최소 45분간 출전하기로 했다. 계약서에도 명기돼 있었다. 하지만 호날두는 경기 내내 벤치에만 앉아 있었다. 그러자 한국팬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한편 로빈 장 대표는 "경기 당일 후반전 출전 선수 명단에 호날두가 빠진 것을 보고 놀라 VIP석의 파벨 네드베드 유벤투스 부회장에게 항의했다. '20분이라도 출전하게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그는 '계약 조건에 대해 우리는 물론 선수도 알고 있지만 그가 뛰고 싶어하지 않는다.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몸이 피곤하고 근육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에 뛸 수 없다던 호날두는 이탈리아로 돌아가자마자 러닝머신에서 멀쩡히 뛰는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재해 한국팬들을 두 번 우롱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호날두 노쇼' 파장이 이어지자 소속팀 유벤투스가 사절단을 보내 공식 사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페스타의 로빈 장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벤투스가 조만간 사과를 위해 방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경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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