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일지. /그래픽=뉴시스
올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일지. /그래픽=뉴시스

 

북한은 11일 외무성 국장 명의 담화를 내고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거나 적절히 해명하기 전에는 남북 사이의 접촉 자체가 어렵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이 남측 당국이 합동군사연습의 명칭을 '동맹19-2' 대신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으로 바꾸고 11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담화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이 담화에서 "명칭이나 바꾼다고 훈련의 침략적 성격이 달라진다거나 또 우리가 무난히 넘기리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군사연습을 아예 걷어치우든지, 군사연습을 한 데 대해 하다못해 그럴싸한 변명이나 해명이라도 성의껏 하기 전에는 북남 사이의 접촉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이날 담화에서 청와대를 향해 조롱과 막말을 쏟아냈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우리의 정상적인 상용무기 현대화 조치를 두고 청와대가 전시도 아닌 때에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한다 하며 복닥소동을 피워댄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지난번에 진행된 우리 군대의 위력 시위사 격을 놓고 사거리 하나 제대로 판정 못해 쩔쩔매 만사람의 웃음거리가 된 데서 교훈을 찾을 대신 저들이 삐칠 일도 아닌데 쫄딱 나서서 새벽 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리는 꼴이 참으로 가관"이라고 했다.

나아가 "청와대의 이러한 작태가 우리 눈에는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럽게 짖어대는 것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표현했다.

북한은 정경두 국방장관 실명까지 거론하며 "정경두 같은 웃기는 것을 내세워 체면이라도 좀 세워보려고 허튼 망발을 늘어놓는다면 기름으로 붙는 불을 꺼보려는 어리석은 행위가 될 것"이라고 막말을 이어갔다.

이는 정 장관이 지난달 31일 "우리를 위협하고 도발한다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당연히 '적' 개념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한 데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북한은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거론하며 앞으로 남북대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압박했다. "미국 대통령까지 우리의 상용무기개발시험을 어느 나라나 다 하는 아주 작은 미사일 시험이라고 하면서 사실상 주권국가로서의 우리의 자위권을 인정했는데, 도대체 남조선 당국이 뭐길래 우리의 자위적 무력건설 사업에 대해 군사적 긴장 격화니, 중단 촉구니 하며 횡설수설하고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앞으로 대화에로 향한 좋은 기류가 생겨 우리가 대화에 나간다고 해도 철저히 이러한 대화는 조미(북미) 사이에 열리는 것이지 북남 대화는 아니라는 것을 똑바로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북한이 외무성 국장 담화를 통해 우리 측에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낸 것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낼 것은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북한은 실질적인 협상이나 대화의 자리가 마련되기 전에는 그렇게 긴장을 끌어올려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성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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