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일본을 백색국가(수출 우대국)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전략물자 수출허가 지역별 구분에서 '가'보다 강한 '나' 수준의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일본의 무역 규제에 맞대응하는 조치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략물자 수출지역에 '가의2' 지역을 신설하고 일본을 여기로 분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의2' 지역은 4대 국제수출통제 가입국 가운데 국제수출통제 원칙에 맞지 않게 수출 통제 제도를 운영하는 국가를 포함한다.

산업부는 매년 1회 이상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를 개정해 왔다. 올해도 고시 개정 방안을 검토했고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이날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발표했다.

현행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를 보면 4대 국제 수출통제체제에 모두 가입한 국가는 '가' 지역에 포함된다. 나머지 국가는 '나' 지역으로 분류된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가' 지역을 '가의1', '가의2' 2개 지역으로 세분화했다. 따라서 전략물자 수출지역 구분은 앞으로 총 3개 지역으로 나눠 운영된다.

'가의2' 지역에 대한 수출통제 수준은 원칙적으로 '나' 지역의 수준을 적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자율준수기업(CP)에 내주고 있는 사용자포괄허가의 경우 '가의1' 지역에만 허용하고 '가의2' 지역에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서만 허가를 내주는 식이다.

개별수출허가의 경우 제출서류가 '가의2' 지역은 5종이 필요하다. 이는 '가의1' 지역의 3종보다 많다. 심사 기간도 '가의1' 지역은 5일 이내이지만 '가의2' 지역은 15일 내로 늘어나면서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

이번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은 20일간의 의결수렴과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9월 중 시행될 예정이다.

박태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관계부처장관회의 이후 실무적인 보완 작업을 거쳐 이와 같은 개정안이 나온 것"이라며 "다양한 대안이 검토됐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박 실장은 "이번 조치는 국내법과 국제법 선례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되는 것이고 상응조치가 아니다"라며 "WTO 제소와 관련해서도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장관은 "의견수렴 기간에 일본 정부가 협의를 요청하면 한국 정부는 언제, 어디서든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일본 정부는 즉시 큰 영향을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NHK에 따르면 외무성의 한 간부는 한국이 일본에 대한 수출 규제 수준을 ‘가’보다 강한 '나'로 분류하게 된 데 대해 “즉시 큰 영향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조경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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