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만큼 컸어요"

바람이 부르는 소리에 뒤 돌아보니 아직 초록을 벗지 못한 어린 밤송이가 매달려 있습니다.

흔히 '밤색'이라고 부르는 갈색옷을 입지 않은 자태이지만, 조금만 가까이 가도 '콕' 하고 살을 찌르는 가시가 제법 태가 납니다.

 

정신 없이 지내다보니 계절을 잊고 살았는데, 어린 밤송이를 통해 문득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밤송이가 다 자라나기 전까지, 나도 좋은 여름을 마무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콕' 하고 마음을 찌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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