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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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강남·강북 간 아파트값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서울 부동산 시장이 한동안 약세를 지속해온 것과 무관한 흐름이다.

18일 부동산 큐레이션 서비스 업체인 경제만랩이 KB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기준 양 지역의 아파트 중위가격 격차는 4억6300만원이었다. 작년 6월 4억4100만원 대비 2200만원 더 벌어졌다.

강북 아파트값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강남 아파트값의 상승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강북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해 6월 5억1500만원에서 올해 8월 6억1600만원으로 19.6%(1억100만원) 올랐다.

반면 강남 지역 아파트 중위가격은 같은 기간 9억5600만원에서 10억7900만원으로 12.9% 오르는 데 그쳤지만, 금액으로 치면 1억2300만원이 올랐다.

두 지역 간 아파트 중위가격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중위값 격차는 지난 2017년 1월 3억514만원에서 같은 해 6월 3억3578만원으로 6개월 새 3064만원 벌어졌다. 지난해 1월에는 4억1714만원으로 또다시 8136만원의 격차가 추가로 발생했다.

지난해 9·13 대책 발표 이후 올해 이례적으로 서울 집값이 약세를 보였지만 강남, 강북 집값은 여전히 격차를 벌어지는 중이다.

강남·강북 아파트 가격 격차를 좁히려는 서울시의 정책도 무용지물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3선에 성공한 이후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각종 개발계획을 세웠지만, 강남권 개발 호재의 영향력이 더 크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비 규모만 1조3000억 원에 달하는 삼성동 영동대로 지하 통합개발 프로젝트는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지하도시 건설사업 중 가장 큰 규모다.

이 프로젝트는 2호선 삼성역과 9호선 봉은사역의 지하공간을 철도통합역사 등 복합 환승시설과 광역 환승센터로 조성시키는 것이다. 개발이 끝나면 영동대로 일대는 서울의 새로운 교통 허브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현대 강남에는 일자리와 교통, 교육, 생활인프라 등이 집중돼 있다. 강남권 개발 계획은 강남 아파트값 상승을 부추길 수밖에 없어 당분간 양 지역 간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부의 규제가 강남권으로 집중되어 있음에도 강남권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언제나 풍부하고, 대규모 개발호재가 있기 때문에 가격이 잡히지 않고 있다"면서 "강북 교통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높여 강남과 강북의 가격 격차를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박남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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