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3돌 한글날 경축식이 열린 9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뉴시스
제573돌 한글날 경축식이 열린 9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뉴시스

여야는 9일 한글날을 맞아 낸 논평에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훈민정음 반포 573돌을 맞아 한글의 소중함을 강조하면서도 상대 당을 향한 뾰족한 말들을 숨기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우리 민족의 보물이자 인류의 유산인 한글과 그 안에 흐르는 민주주의와 애민의 정신을 지키고 발전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변인의 논평은 최근 국정감사 과정에서 불거진 자유한국당의 막말을 겨냥한 것이다.

여상규 국회 법사위원장은 지난 7일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감에서 김종민 민주당 의원에게 "웃기고 앉았네, 진짜 X신 같은 게"라고 욕설을 해 국감장은 한때 아수라장이 됐다.

국회 산자중기위원회 위원장인 한국당 이종구 의원도 국정감사에 출석한 참고인이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고 하자, 혼잣말로 "검찰개혁까지 나왔어"라며 "지X, 또XX 같은 XX들"이라고 해 논란이 일었다.

이 대변인은 이런 행태에 대해 "부끄럽게도 정치권의 막말사태가 끊이지 않는다. 우리말과 글을 어지럽히고 함부로 쓰는 오늘의 정치인들의 모습이 실로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지난 9월 4일 한 방송사 기자와 설전을 벌이다가 "이러니 기레기 소리를 듣는 것이다"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이 대변인은 이틀 뒤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보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에 대해 해당 기자님께, 그리고 이러한 표현으로 상처받으셨을 모든 국회 출입 기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반면 한국당 이창수 대변인은 논평에서 "세종은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愛民) 정신'으로 한글을 지어 널리 퍼뜨렸다. 하지만 573년 전 세종대왕이 강조한 통치자의 기본인 '애민'은 그 어디에도 볼 수가 없다"고 현 정권을 직접 겨냥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지금 백성이 아닌 한 사람만 바라보고 있는 대통령의 불통과 아집으로 성장의 길목에서 뒷걸음질 치고 있다"라며 "이를 맨몸으로 감내해야 하는 국민들은 생업도 잊은 채 잠을 설치며 분노와 절망, 배신감을 토로 중"이라고 주장했다.

/조경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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