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사우디아라비아 콘서트. 사진=빅히트 제공. /뉴시스
방탄소년단 사우디아라비아 콘서트. 사진=빅히트 제공. /뉴시스

K팝이 잇달아 중동 무대를 두드리고 있다. 다소 보수적인 중동의 문호가 조금씩 여는 마중물의 역할을 하는 것이어서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1일(현지시간) 해외 가수 최초로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스타디움 공연을 성공리에 마쳤다.

앞서 지난 7월에는 K팝 그룹 '슈퍼주니어'가 사우디아라비아 제2의 도시인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단독 콘서트를 펼쳤다.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11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를 펼쳤다.

이번 콘서트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해외 가수 최초로 스타디움 공연이다.

킹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은 최대 6만7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 등이 이곳에서 열렸다. 콘서트에 맞게 객석을 꾸며 이날 공연은 약 3만 명 규모로 치러졌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5월 31일과 6월 1일에는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역사적인 공연을 펼쳤다. 방탄소년단은 영국 밴드 퀸을 비롯해 비틀스, 마이클 잭슨, 오아시스, 비욘세, 에미넘, 에드 시런 등 전설적인 팝스타들이 공연한 웸블리 스타디움 야외공연을 함으로써 세계적인 명성을 재확인했다.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에서는 양일간 2회 공연 12만 좌석의 티켓은 판매와 동시에 매진됐다.

사우디아라비아 공연도 마찬가지였다. 공연 티켓이 오픈되자마자 좌석은 단숨에 매진됐다. 무대에 가까운 플로어석 티켓은 온라인에 100만 원 이상에 거래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셋리스트대로 '디오니소스'로 오프닝을 열었다. '낫투데이'를 열창하며 여러 팬들과 근접할 수 있는 돌출무대로 이동, 팬들에게 아랍어로 인사를 했다.

방탄소년단은 멤버별 솔로곡을 비롯 '베스트 오브 미',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아이돌', '페이크 러브', '마이크 드롭' 리믹스 등 24곡의 히트곡 퍼레이드를 펼쳤다.

사우디 아라비아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는 공연 내내 응원봉인 ’아미밤‘을 흔들고 아방탄소년단의 대다수 곡을 히트곡을 한국어로 따라부르며 열기를 고조시켰다.

빅히트는 "파도타기를 하는 등 3시간가량 이어진 공연의 열기가 대단했다. 방탄소년단은 무대 중간중간 미리 준비한 아랍어로 공연에 대한 소감과 감사 인사를 건네며 팬들의 열기에 화답했다. 국경을 넘어 세계 팬들과 하나 된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특히 히잡, 니캅을 두른 여성들이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방탄소년단 굿즈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일부 사우디 아미들은 커버 댄스를 추는 모습도 보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중동 콘텐츠산업 동향'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메나(MENA) 지역에서 가장 급변하고 있는 국가다. 메나는 중동(Middle East)과 북아프리카(North Africa)의 합성어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등이 속해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중심으로 원유에 집중된 경제·사회를 구조적으로 개혁하려는 움직임이 현지에서 일고 있다. '비전 2030 이니셔티브'가 대표적이다. 왕위 계승자인 살만 왕세자는 지난 6월 방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특히 한국과 K팝계가 살만 왕세자의 '비전 2030 이니셔티브' 항목에서 주목하는 항목이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야에 대해 다방면의 육성 계획'이다. 영화관 개관, 콘서트 개최 등 개방 확대방안이 포함돼 있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26·27·29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스타디움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 파이널 콘서트를 연다. '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는 방탄소년단이 작년 8월 서울에서 출발한 '러브 유어셀프' 투어의 연장선상이다.

방탄소년단은 이 2개 투어로 한국,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일본, 대만, 싱가포르, 홍콩,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 62회 공연 기록을 쓰게 된다.

/박남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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