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예선 한국 대 북한의 경기가 무관중 경기로 열리고 있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예선 한국 대 북한의 경기가 무관중 경기로 열리고 있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15일(현지시간) 북한에서 열린 한국과 북한의 월드컵 예선전 경기가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한국과 북한은 이날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조별리그 3차전을 치렀다.

인판티노 회장은 FIFA 홈페이지에 게재된 보도자료를 통해 "역사적인 매치를 위해 꽉 찬 경기장을 볼 수 있길 기대했지만 관중이 전혀 없어서 실망했다"고 밝혔다.

인판티노 회장은 경기 생중계, 비자발급, 해외 언론의 접근권과 관련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놀라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에겐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당연히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우리는 지역 협회에 해당 문제들을 제기했으며 축구가 북한과 세계 다른 나라들에 긍정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축구가 작은 방식으로라도 여러 사회 내 우리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믿는 많은 것들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남북 축구 경기는 매우 기이한 형태로 치러졌다.

이 경기는 북한과의 중계권 협상 무산으로 생중계 되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는 현장에 파견된 아시아축구연맹(AFC) 경기 감독관을 통해 얻은 정보로 진행 상황을 취재진에게 전파했다.

휴대폰을 소지한 AFC 경기 감독관이 말레이시아의 AFC 본부로 내용을 전달하면, 본부에 대기하고 있던 AFC 직원이 대한축구협회 직원에게 이를 넘겨주는 방식이었다.

또 관중석이 텅 빈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전날 밤 양 팀 관계자들이 참석한 미팅에서 북한 측은 4만 관중을 올 것이라고 한국 측에 알렸으나, 실제로는 일반 관중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경기는 0대0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양 팀은 경고 4장 기록하는 치열한 경기를 했다.

지난 10일 안방에서 스리랑카를 8-0으로 대파하고 원정길에 오른 한국은 한 골도 넣지 못하며 승점 3 사냥에 실패했다. 북한과 함께 2승1무를 기록했지만 골득실(한국 +10 북한 +3)에서 앞선 조 선두를 유지했다.

벤투 감독은 협회를 통해 "주심이 경기를 자주 끊으면서 중단된 시간이 많아 평상시 경기와 다르게 전개됐다"며 "아쉽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현재 조 1위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조 1위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갈 것이다"고 했다.

남북 남자 축구대표님이 북한에서 경기를 치른 것은 1990년 10월 11일 친선전 이후 29년 만이었다.

한편 한국과 북한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진 것은 규정상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아축구연맹(AFC)과 사전 조율된 사항은 아니다"면서도 "홈경기의 마케팅 권리(입장권 판매 등)는 주최국 협회에서 가지고 있어 AFC에서 문제 삼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국 BBC는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더비"라고 이번 대결을 표현했다. 그런데 실제로 무관중, 무중계의 이상한 경기가 됐다.

조별리그는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열린다. 내년 6월에는 한국에서 남북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박남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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