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교육감은 21일 열정이 혁신교육의 시발점이었다. 교실과 교과서를 벗어나 학생들은 강가에서 숲속에서 새로운 꿈을 만들어 갔다. 아이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만들어 갔고,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평가방법을 바꾸면서 학생들이 시험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만들었다. 공교육에 별로 희망을 가지지 않았던 학부모들도 차츰 혁신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학교 전체가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학생들은 점점 학교생활이 즐겁고 행복해졌다. 이것은 마침내 “새로운 학교 만들기 운동”으로 번져 나갔다.

이러한 교사들의 열정이 마침내 2009년에 13개 학교를 혁신학교로 만들었다. 혁신학교에서 교사들은 전문적학습공동체를 만들어 다양한 학습방법을 시도하였다. 그 핵심은 학교의 문화를 바꾸는 일이었다. 어떤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기보다, 학생들의 변화와 성장에 역점을 두었다. 학생들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함께 토론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길러 나갔다. 교육청은 혁신학교에 행‧재정적 지원을 아낌없이 하였다. 혁신학교에 적극적으로 예산을 지원하였고,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으로 낮추어주었으며, 교육과정의 편성에 자율권을 주었다. 혁신학교가 있는 마을도 활성화되면서 마을과 학교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만들어 갔다. 그 마을에 전입해 들어오는 주민들이 늘어났고, 작은 학교들은 이제 더 이상 작은 학교가 아니었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존중하면서 학생들도 교사들을 존경하게 되었다. 학부모들은 교사들을 신뢰하고 마을은 학교에 대한 확실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를 만들었고 학생들을 사회적 인격체로 존중하였다. 혁신학교는 새로운 학교의 모습을 만들어 갔고 학교 안에 교육의 공공성과 민주성을 살려 나갔다.

2014년에는 혁신학교가 전체 학교 수의 10%를 넘어섰다. 자연히 학교 간에 격차가 만들어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혁신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상급학교로 진급하면서 혁신학교로 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학교와 학교 간에 혁신교육이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학생들에게는 혼란스러운 것이었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 정책이 2015년부터 시행한 혁신공감학교이다. 혁신공감학교는 혁신학교로 발전하기 이전 단계로서, 교사들의 동의를 얻어 혁신교육을 학급별로 또는 학년별로 진행하는 학교들이 지정되었다. 또 하나의 정책은 지역을 혁신교육지구로 지정하는 것이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의 특성에 따라 학교와 학교교육을 지원하는 체제를 만들었다. 인력지원, 교육환경개선 그리고 교육프로그램의 지원이 중심 사업이었다. 이제는 경기도의 거의 모든 시군들이 혁신교육지구로서 교육청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교육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혁신교육과 함께 학교문화를 바꾸는데 큰 기여를 한 것은 무상급식이다. 무상급식은 학교급식을 교육급식의 개념으로 바꾸고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것은 공평한 교육을 실천하여 모든 학생들을 존중 하는 학교문화의 실천이었다. 한편 민주시민교육은 혁신교육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는 것이었다. 민주시민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을 민주시민으로 성장시켜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는 미래세대로 교육한다는 것이다. 이후에 평화시대를 준비하는 통일시민 그리고 세계를 품고 살아가는 세계시민의 목표가 추가되어 교육청 자체로 3가지 교과서를 발간하였다. 혁신교육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2014년4월16일 세월호의 침몰로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학생 250명과 교사 11명이 참사를 당했던 비극이 계기가 되었다. 사람들은 교육이 침몰하였고, 진실과 정의가 참사를 당했다고 평가하였다. 그 결과 경기도교육청은 2016년 가을 “4.16교육체제”를 채택하였다. 이것은 혁신교육이 지향했던 교육의 공공성, 공정성, 민주성은 물론 “학생중심”의 교육 자치를 실천하여 새로운 교육의 체제를 지향하는 것이었다.

혁신학교가 학교 안에서의 교육혁신에 집중하였다면 마을교육공동체운동은 학교 밖에서 혁신교육의 모형을 만들어 갔다. 꿈의 학교와 꿈의 대학은 각각 마을을 기반으로 하거나 대학과 연구기관의 참여로 새로운 “학생중심” 교육의 길을 만들었다. 2019년 꿈의 학교는 1,908교에 달할 만큼 성장하였고, 꿈의 대학은 95개의 대학과 24개의 기업연구소, 기관 등이 참여하여 1,200여개의 강좌를 개설하고 학생들의 자율적인 선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혁신교육의 확장이 아니라 학교와 마을을 통합하여 나가는 새로운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혁신교육은 교육자체의 변화만이 아니라 학교와 지역사회 모두를 교육이라는 과제를 통하여 혁신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이제 두 가지 상황에서 교육의 길을 새롭게 모색해야 할 것이다. 첫째로 경기도의 사회적, 문화적, 지리적인 다양성을 어떻게 교육에서 실천해 가느냐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 더 중요한 것은 학생의 잠재력과 다양성을 어떻게 살려나가느냐라는 것이다. 이제까지 집합적인 교육을 개별적인 교육으로, 통제와 강제하는 교육을 자율적이며 개별적인 성장을 위한 교육으로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는가라는 것이다. 둘째로 4차 산업혁명의 급진적인 변화와 불확실성 속에서 교육의 정당한 가치를 어떻게 추구해 갈 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미래시대는 공유, 소통, 융합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더욱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하게 존중하는 “공동체적 사회”를 요구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올바르게 만들어 가기 위하여 혁신교육, 혁신학교는 다시 한 번 변신하여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역별로 각각 다른, 다양한 혁신교육을 위한 “혁신교육 3.0”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교육 자치를 학교 민주주의와 학교자치를 통하여 이루는 과제가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이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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