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경기 연천군 중면 마거리 민통선 내 임진강 상류 마거천이 살처분 된 돼지의 침출수로 오염된 모습. 사진=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제공/뉴시스
지난 11일 오후 경기 연천군 중면 마거리 민통선 내 임진강 상류 마거천이 살처분 된 돼지의 침출수로 오염된 모습. 사진=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제공/뉴시스

(박남수기자)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기 위해 경기도 연천에서 살처분된 돼지에서 침출수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돼지 사체에서 흘러나온 침출수가 유입돼 하천을 오염시키고 있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연천군 등에 따르면 연천군은 ASF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12일부터 지난 10일까지 관내에서 사육하던 돼지 총 16만 마리를 예방적으로 살처분했다.

그러나 매몰지 확보와 매몰 처리에 필요한 용기 제작이 지연됐고, 연천군은 우선 살처분된 돼지 4만7000여 마리를 민통선 안의 군부대 유휴부지에 쌓아 뒀다. 이곳은 민통선 안쪽 약 700m 지점에 있는 옛 군부대 터다.

이석우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지난 10일 오전 7시32분께 상수원 보호구역과 1km, 취수장과도 불과 3~4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임진강 상류 마거천은 핏물로 이미 오염이 심각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기북부 지역에 지난 10일 많은 비가 내리면서 돼지 사체에서 핏물 등 침출수가 대량으로 임진강 지류 인근 하천으로 유입됐다. 이 대표에 의하면 침출수는 취수원을 거쳐 이미 서해까지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

연천군은 뒤늦게 마거천 일대를 차단하고 준설작업을 벌여 침출수를 희석시키는 작업을 하는 한편 주변에 생석회를 뿌려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천군 관계자는 "매몰 작업을 준비하던 중 갑자기 비가 내려 침출수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2~3일 내에 매몰 작업이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ASF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은 하류 상수원인 임진강으로 침출수가 유입되지 않도록 긴급 차단조치를 했다. 11일까지 인근 소하천으로 유입된 침출수를 수중모터로 흡입하는 방식으로 빼내 공공처리장에서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연천군 매몰 처리 과정에서 10일 돼지 피가 유출된 것을 확인하고 하류 상수원인 임진강으로 침출수가 유입되지 않도록 긴급 차단 조치를 했다"고 12일 밝혔다. 전날 인근 소하천을 점검한 결과 침출수 추가 유출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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