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암 발병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주민들이 환경부의 역학조사 결과에 대해 14일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입장 발표를 갖고 전북도와 익산시의 관리감독 소홀을 비판하고 있다. /뉴시스
집단 암 발병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주민들이 환경부의 역학조사 결과에 대해 14일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입장 발표를 갖고 전북도와 익산시의 관리감독 소홀을 비판하고 있다. /뉴시스

(박남수기자)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주민들의 집단 암 발병 사태 원인이 밝혀졌다. 마을 인근 비료공장과 연관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14일 익산시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가진 ‘장점마을 환경부 역학조사 최종발표회’에서 “인근 비료공장과 주민 암 발생간의 역학적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환경오염 피해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특정 요인이 아닌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 가능한 질병)의 역학적 관련성을 정부가 확인한 첫 사례다.

이번 조사는 장점마을 주민들이 2017년 4월17일 청원한 인근 비료공장인 (유)금강농산에 대한 건강영향조사를 수용해 (협)환경안전건강연구소가 그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5개월 간 실시됐다.

장점마을에서는 지난 2001년 비료공장 설립 이후 2017년까지 주민 97명 중 26명이 암 판정을 받았고, 이중 14명이 사망했다. 장점마을의 남녀 전체 암 발병률은 갑상선을 제외한 모든 암, 간암, 기타 피부암, 담낭 및 담도암, 위암, 유방암, 폐암에서 전국 표준인구집단에 비해 약 2~25배 범위를 보였다.

환경부 조사에 의하면, 비료 공장은 퇴비로만 사용해야 하는 담뱃잎 찌꺼기(연초박)을 불법적으로 유기질 비료로 만드는 건조 공정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 검출된 발암 물질은 연초박에 함유된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PAHs) 등이다.

이에 대해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회는 “주민들이 수년 동안 환경오염으로 고통 받고 집단으로 암에 걸린 이유는 비료업체의 불법행위와 허가기관인 전북도, 익산시의 관리감독 때문이다”고 질타했다.

또 KT&G가 담뱃잎 찌꺼기인 연초박을 배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치며 공식 사과와 함께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익산시는 환경부의 최종 결론과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 들여 장점마을을 친환경 마을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해당 마을 전체 주민의 검진비를 지원하고, 암 판정을 받은 주민들에게는 치료비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익산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분노와 걱정을 이해한다”며 “장점마을 사태의 원만한 해결과 청정마을로의 변화를 도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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