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에서 총체적 국정실패 규탄을 위한 단식 투쟁에 돌입해 자리에 앉아 있다./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에서 총체적 국정실패 규탄을 위한 단식 투쟁에 돌입해 자리에 앉아 있다./뉴시스

(이승재기자)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따른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기 위해 20일 무기한 단식 투쟁에 나섰다.

황 대표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불법 패스트트랙 강행 등에 저항하는 의미로 단식 농성을 결정했다. 황 대표가 단식 투쟁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당에서 당 대표의 단식농성은 2003년 당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에 이어 16년 만이다.

황 대표의 단식투쟁은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서 천막농성 형태로 시작됐다. 단식 투쟁 장소를 청와대 앞으로 정한 것은 문 대통령에게 국정실패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묻고 국정대전환을 강력하게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

황 대표는 "절체절명의 국가위기를 막기 위해 저는 이 순간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겠다"며 "죽기를 각오하겠다"고 단식투쟁을 공개 선언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 앞에서 발표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며 드리는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더 이상 무너지는 대한민국의 안보, 민생, 자유민주주의를 두고 볼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대표는 "지소미아 파기, 공수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의 패스트트랙 처리는 우리 삶과 가장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일이자 바로 우리 모두의 오늘의 일"이라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이자 대한민국의 존립이 달린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소미아는 대한민국 안보에 있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일본과의 경제 갈등을 지소미아 폐기라는 안보 갈등으로 뒤바꾼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미국까지 가세한 더 큰 안보전쟁, 더 큰 경제전쟁의 불구덩이로 대한민국을 밀어넣었다"고 비판했다.

또 "공수처법은 좌파 독재법'"이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은 국민의 표를 도둑질해서 문재인 시대, 혹은 문재인 시대보다 더 못한 시대를 만들어 가려는 사람들의 이합집산법이며 밥그릇 늘리기 법"이라고 주장했다.

선거법 개정안은 오는 27일, 공수처법은 12월3일 각각 본회의에 부의될 예정이다. 여야 협상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의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 표결을 시도할 수도 있다.

황 대표는 지난 9월에도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 도입을 막기 위해 삭발투쟁에 나선 바 있다.

제1야당 대표로서 단식 농성을 단행함에 따라 당분간 정국은 급속도로 얼어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황 대표의 단식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비교적 싸늘하다.

범야권인 바른미래당은 "황 대표의 뜬금없는 단식, 우리 정치 수준을 얼마나 더 떨어뜨릴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제1야당 대표의 단식은 국민의 꽉 막힌 가슴을 더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10월 국민항쟁 평가와 향후 과제' 세미나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황교안 대표 단식하는 것을 포승줄이라고 본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미동도 안 할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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