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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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종기자)일본 정부가 수출규제와 관련해 한국 당국과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일본의 수출규제가 해제 수순으로 들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산업성은 지난 22일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와 관련해 국장급 정책 대화를 3년 만에 재개한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을 종료하지 않는다는 방침과 3대 반도체 품목 대(對)한국 수출 규제와 관련,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도 중단키로 한 것에 대한 화답이다.

물론 일본 정부는 수출 규제와 관련해 기본적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 2016년 6월을 마지막으로 3년 이상 열리지 않았던 한일 무역 관리에 대한 국장급 정책 대화를 재개한다고 밝히며 향후 협상 여지를 남겨둔 것은 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7월4일부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 3개 소재(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에 대한 대한국 수출규제를 실시했다. 사실상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경제보복조치다.

당초 우려와 달리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우리 업계의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악을 피했을 뿐 위기가 언제 닥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8월28일에는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 조치에 이은 2차 보복조치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가 지소미아 효력정지 연기를 발표한 직후 일본 도쿄 경제산업성이 곧바로 수출규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연다는 소식에 잠시나마 '수출 규제 해제' 소식에 대한 기대감이 나왔다"면서 "다소 아쉬움은 있지만 일본이 대화의 길을 열어두면서 향후 협상 여지를 남겨둬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단 한반도 안보 불안 문제가 다소나마 해소 된 것은 매우 다행"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해외 투자 감소 등 경제 불안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초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란 우려와 달리 생산 차질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재고 물량과 공급선 다변화 및 국산화 노력을 통해 직접적인 피해를 막아왔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 사건의 핵심은 불확실성"이라며 "공급선 다변화와 국산화 등으로 기업이 대응하고 있지만 일본으로부터 모든 소재를 국산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양국간 무역갈등이 조기 해결되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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