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남부소방서 해도119안전센터 소방사 손건우
▲ 포항남부소방서 해도119안전센터 소방사 손건우

 

센터에 울려 퍼지는 화재출동 벨소리의 의미는 첫 화재출동을 접하는 젊은 신임직원들에게 부푼 기대감과 함께 현장에서 마주할 화마와의 대치에 대한 긴장감일 것이다. 사이렌을 울리며 현장으로 가는 펌프차 안에서 소방학교 교육생 시절 맹렬히 훈련했던 주수기법, 화재진압 조법 등을 찰나에 머리에 떠올리지만 현장에서 보이는 검고 매쾌한 연기냄새와 선임자의 진압지시에 곧바로 현실임을 마주하게 된다.
          
혹여, 저 불길 때문에 내 머리위의 합판이 떨어지진 않을까 하는 조마함과 속으로 나와 동료들의 안전을 수십번도 더 외치고 이 위험을 아무렇지 않아 하는 동료들과 함께 귀소하길 바라면서 내가 느낀 첫 화재현장은 경이감이었다.

과연 우리 신임 직원들은 현장이라는 예상할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정말 나와 동료를 위해 무엇보다도 안전하게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대비태세가 완벽히 갖춰져 있는가? 온전히 학교성적을 잘 받기 위해서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해왔던 행실이 혹여 현장에서 내 앞의 동료들에게 자신의 뒤를 맡기고 화마 속으로 전진할 수 있는 신뢰를 심어주는 행실이라고 생각하는가?

분명한 것은 지금의 우리는 소방관의 길을 걸어가는 초임자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 나아가는 초임자. 아기가 걸음마를 떼고 스스로의 힘으로 걷기 위해서는 수천번 그이상의 넘어짐과 일어서기, 부모님의 도움어린 손길이 필요하듯이 신임 소방관들에게 필요한 것은 현장에서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잘 대처하기 위해 신체적, 정신적 능력을 끊임없이 육성하고 배양하는 것. 그리고 그 당찬 발걸음을 옆에서 도와주는 선임직원의 세심한 손길을 진실된 마음과 감사함으로 수용해야 한다.

신임 소방관 동료들이여 두려워하지 말라. 전문가가 되려면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가늠하지 못할 것이며 분명 수많은 시행착오도 뒤따를 것이다. 우리가 소방관의 길에 들어설 때 화재현장에서 관창을 두 손에 꼭 쥐고 영화에서처럼 멋지게 화재를 진압하겠다는 부푼 꿈은 현장의 매쾌한 연기냄새와 재에 주춤 할 수 있겠지만 당신의 앞으로 앞장 서가는 선배 직원들의 든든한 발걸음에 심기일전하여 곧 함께 나아갈 것이며 그들을 본받고자 하는 마음은 양분이 되어 미래의 소방 현장 전문가로 태어날 것이고 더 먼 미래의 신임 직원들을 토닥여 줄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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