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연 기자) 여수시(시장 권오봉)가 지역사회 갈등의 불씨가 된 재난기본소득 지급 문제를 놓고 토론회를 열었다.

27일 오후 3시 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재난기본소득 지급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통해 갈등의 폭을 줄이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 마련했다. 

전남대학교 한병세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고 여수시의회 문갑태 의원, 여수YMCA 김대희 사무총장, 광남일보 송원근 국장, 여수시 나병곤 기획예산과장 4명이 패널로 참여해 재난기본소득 지급에 대해 열띤 논의를 펼쳤다. 

이날 토론회는 코로나19 생활 속 거리두기로 소수만 참여했지만, 시 홈페이지, 페이스북 등을 통한 사전 홍보와 SNS 생중계, 온라인 질의응답으로 시민 참여도를 높였다. 

먼저 나병곤 기획예산과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재난기본소득'은 ‘국가나 지자체에서 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보완하기 위해 모든 구성원에게 조건 없이 개별적·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소득’으로, 이번 정부나 전남도가 지급하는 일회성 재난지원금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스위스는 2016년 실업률 극복을 위해 전 국민에게 매달 320만원 지급을 검토했으나 국민투표 결과 76.9% 반대로 부결, 시행하지 못했고 핀란드도 2018년 실업률을 해결하기 위해 2천명을 대상으로 월 76만원씩 지급했지만  효과가 저조해 2년 만에 종료한 바 있다.

인근 광양시 등 타 지자체의 자체적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한 논의도 이어졌다. 

나 과장은 “광역과 기초 모두 지원한 곳은 전국 지자체를 통틀어 광양시를 포함한 3곳 뿐”이라고 강조하며, “모두 미지급한 지자체도 51곳에 이르며, 경기도도 지방비 선매칭 부담분을 차감하고 지급한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재난지원금과 전남형 긴급생활비에 여수시 자체 예산이 173억 원이 투입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 종교시설 등 지원, 택시종사자, 소상공인 공공요금 지원, 농어민 공익수당 등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에 정부지원금을 포함 시비가 총 294억이 투입됐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의 재난지원금 지급 요구를 촉발한 순세계잉여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나 과장은 “2019년 회계연도 결산 결과 2천389억 원의 순세계잉여금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 예산방침대로 금년도 본예산에 주민복지, 주민숙원사업, 시민생활불편해소, 지역개발 및 SOC사업 등에 대부분 편성돼 현재 가용재원은 아니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토론에 참여한 패널도 “여수시는 순세계잉여금 예산 편성 시 본예산에 넣어야 한다는 원칙을 잘 지켰다”고 수긍하며 오해를 불식했다. 

재난기본소득 지급 논의를 위해 중요한 향후 재정상황에 대해 나 과장은 “내년도 세입 전망이 올해 대비 1천280억 원 정도 감소할 것”이라며 “여수산단 매출액 부진에 지방소득세 감소 등 내년도 예산상황이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마지막 모두 발언을 통해 한병세 명예교수는 “집행부와 시의회, 시민단체가 소통을 통해 역지사지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문갑태 시의원은 “향후 1차 추경, 정리추경 예산을 꼼꼼히 살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재정지원을 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대희 사무총장은 “여수시·시의회 모두 시민들에 대한 사랑과 헌신의 마음은 하나일 것”이라며 “잘 합의해서 시민에게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송원근 국장는 “이 자리에 계신 패널 모두 여수의 발전을 위한 마음은 이견이 없을 것이다”며, “남은 7개월 동안 재원을 아껴 시민들을 위한 해법을 찾자”고 제안했다. 

나 과장은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지급해달라는 일부 주장이 있는데 고스란히 시민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재난기본소득에 대해서는 21대 국회에서도 논의가 될 가능성이 크므로 시간을 두고 차분히 검토해 나가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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