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훈 기자) 경기도교육연구원(원장 이수광)은 중학생 문화를 중2병이라는 부정적 인식의 틀에서 바라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내부자적 관점에서 규명한 「중학생의 생활과 문화 연구」(연구책임 조윤정 연구위원)를 발간하였다.

중학생, 교사,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학생들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신에 대한 이미지와 교사 또는 학부모가 중학생들을 바라보는 시각 간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었다. 중학생에 대한 주체 간 인식의 차이를 살펴보면, 학생, 학부모의 경우 학생이 온라인상의 그룹에 대한 소속감보다는 학교나 학급에 대한 소속감이 높을 것이라고 인식하였지만(학생의 경우 그렇다 이상의 비율 6.8%, 학부모의 경우 그렇다 이상의 비율 12.3%), 교사는 응답자의 64.2%가 중학생들이 온라인상 그룹에 대한 소속감이 더 강할 것으로 인식하였다. 

또한 학생과 학부모는 인터넷을 통해 본 정보를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말씀보다 신뢰한다는 비율이 낮게 나타났으나(학생의 경우 그렇다 이상의 비율 6.3%, 학부모의 경우 그렇다 이상의 비율 14.2%), 교사는 응답자의 57.4%가 선생님이나 부모님보다도 인터넷 정보를 더 신뢰한다고 인식하였다. 

아울러 관심분야에 대해서도 학생과 학부모는 성적・학업 문제에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으나(학생의 경우 36.8%가, 학부모의 경우 33.3%가 각각 성적・학업 문제에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짐), 교사는 44.4%가 중학생들이 친구 관계에 관심이 더 많다고 응답하였다. 

흔히 중학생들은 온라인세계에 더 소속감을 느끼고 오프라인세계보다 온라인세계를 더 중시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으나 중학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 간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볼 때 중학생에 대해 오해와 편견을 내려놓고 이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또한 이를 통해 주체 간 인식의 차이를 좁힐 필요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설문조사와 함께 연구 참여자 27명(중학생 17명 포함, 교사, 학부모, 청년, 대학생 및 고등학생도 참여)을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한 후 중학생들의 가치체계와 문화주제를 대립되는 주제어로 도출하였다. 질적 연구결과 중학생들이 경험하는 문화는 무리 짓기와 구별 짓기, 연결과 차단, 수동성과 주도성, 환상과 현실, 표현과 자기 감추기, 똑똑함과 멍청함, 수평과 수직 등 두 세계 간의 긴장과 모순을 통해 드러났다.

연구책임자인 조윤정 연구위원은 중학생의 문화 연구를 통해 중학생들은 두 세계 간의 긴장과 충돌을 극복하고 해소하면서 성장하고 있었으며 통합적인 정체성을 구현해 가는 과정이 그들의 성장과정이라는 것을 규명하였다. 이 연구결과를 통해 중학생들의 어느 한 측면, 특히 부정적 측면을 과도하게 해석하지 말고 두 세계의 작용과 반작용을 통해 자기평형(自己平衡)의 지점을 찾아가는 그들의 성장과정을 지원하고 응원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아울러 중학생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첫째, 중학생에 대한 부정적 통념은 외부자적 시각에서 형성된 것으로 내부자적 관점에서 중학생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또한 중학생의 생활세계는 그들의 질서체계에 따라 구성된 세계이므로 타자의 관점에서 평가하고 판단하기보다는 이해하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즉 기성세대의 오해와 편견에 치우친 관점으로 중학생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어야 한다.

둘째, 이 연구에서 중학생 문화를 내부자적 관점에서 이해하기 위해 도출한 주제어 또한 중학생을 재단하는 고정적인 틀로 활용하지 않도록 유념할 필요가 있다. 중학생들은 학생 개인의 특성에 따라, 또한 한 개인의 경우에도 맥락이나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속성과 양상을 나타내는 다층적이고 복잡다단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셋째, 중학생들이 상호 모순되는 행동과 전략을 통해 정체성을 탐색, 확립하며 자기평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주도성이다. 미래역량으로서 중요하게 자리매김 되고 있는 주도성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학교와 가정에서 학생들이 더욱 독립적이고 자율적이며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주도성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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