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짐

1954년 출간 후 현재까지도 '가장 웃긴 영미 문학'으로 끊임없이 회자되는, 킹슬리 에이미스의 대표작이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로 '런던 필즈' '누가 개를 들여놓았나' '돈 혹은 한 남자의 자살 노트' 등으로 이미 국내에 소개된 영국 작가 마틴 에이미스의 부친이다.

'럭키 짐'의 주인공 '짐 딕슨'은 역사학과 계약직 강사로 계약기간 연장을 위해 교수에게 잘 보이려 억지웃음 짓는 오늘날 젊은이들의 표상이다.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억세게 운 없는 한 남자의 하루하루는 도전과 실패의 연속으로 점철돼 있다. 술과 담배와 여자에 의지해 쉬고 싶지만, 쥐꼬리만한 월급과 애초 없는 여자가 문제다.

겉으로는 순종적으로 보여도 톡 하고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은 '짐 딕슨'의 일상에 난관이 찾아온다. 관심도 없고 관련 지식 따윈 더더욱 없는 주제로 공개 강연을 해야만 하는 엄청난 과제가 들이닥친다. 재계약 시기가 다가오는 시점이다.

김선형 번역가가 "모골이 송연해지는 악몽" 같은 번역 작업을 통해 영국식 위트를 옮겼다. 384쪽, 1만2800원, 열린책들

○…스토너

1965년 미국에서 발표된 후 약 50년이 지난 2013년 영국 최대의 체인 서점인 '워터스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작가 존 윌리엄스가 세상을 떠난 지 20년 만에 받은 열광적인 반응이었다.

책에서 농부의 아들 '윌리엄 스토너'는 열아홉 살에 농업을 배우기 위해 대학에 진학한다. 스스로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선택했던 길에 섰던 그는 영문학개론 수업에서 셰익스피어의 73번째 소네트를 접한 뒤 전혀 다른 길을 찾는다.

고향에 돌아가는 대신 대학에 남아 영문학도의 길을 택한 '스토너'는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교수가 돼 교육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교내의 정치나 출세보다는 학문에 대한 성취에 더 열중하고 가정을 사랑한 그였지만 어찌된 일인지 대학에서도 집에서도 그의 위치는 불안하기만 하다.

이야기는 '스토너'의 탄생으로 시작해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스토너'는 그 속에서 몇 번의 소소한 성공과 실패를 겪지만, 세상의 기준에서 그의 삶은 실패자의 그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작가는 특유의 집요하리만치 세밀한 서술로 특별할 것 없는 한 남자의 인생을 진실하고 강렬하게, 인간에 대한 연민을 품고 펼쳐 보인다.

할리우드 스타 톰 행크스는 "이것은 그저 대학에 가서 교수가 된 사람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매혹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396쪽, 1만3000원, 알에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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