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병을 앓거나 오랫동안 병을 앓고 있을 때, 원래 나있던 백발이 며칠 만에 검은색으로 변한 것은 암의 전이를 알리는 신호이다”, “남녀를 불문하고 눈썹 안에 점이 있는 것은 쉽게 요통이 생길 수 있음을 나타낸다. 임상 조사 결과에 이 부류의 사람은 젊은 시절 대부분 성기능이 좋다. 또한 숱이 적고 가는 눈썹은 쉽게 요통이 생길 수 있음을 나타내며 성기능이 좋다”, “입술이 크고 두꺼운 것은 소장의 흡수 기능이 좋음을 나타낸다. 영추에서는 ‘입술이 두껍고 인중이 긴 것은 소장을 살핀다’고 했다. 입술은 크지만 두께가 얇은 것은 선천적으로 비위의 소화 기능이 좋지 않음을 나타낸다.”

‘건강을 얼굴에서 찾다, 망진면진(望診面診)’의 내용들이다.

“코끝이 덮개처럼 생겨 정면에서 보면 콧구멍이 보이지 않는 코는 건강하고 장수한 노인에게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콧구멍이 밖으로 노출되지 않아 찬바람이나 이물질이 쉽게 들어가지 못해 감염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양쪽 콧구멍이 밖으로 드러나 보이면 인, 후, 비염이 있음을 나타내는데, 찬바람이나 이물질이 쉽게 들어가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옛말에 ‘콧구멍이 보이면 방광도 보인다’라고 했다.”

진단을 잘하는 사람은 안색을 살피고 맥을 짚어 가장 먼저 음양을 구별한다. 질병에 상관없이 증상이 복잡하고 변화무쌍하더라도 음증과 양증으로 개괄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을 하려면 먼저 음양을 구별해야 한다. 망진할 때 얼굴의 색이 선명한 사람은 양에 속하고, 어두운 사람은 음에 속한다. 맥을 짚을 때 부(浮) 대(大) 삭(數) 실(實)한 사람은 양에 속하고, 침(沈) 지(遲) 삽(澀) 허(虛)한 사람은 음에 속한다. 문진할 때 소리가 크고 우렁찬 사람은 양에 속하고 소리가 낮고 끊어졌다가 이어지는 사람은 음에 속한다.

‘황제내경’은 “오장육부의 정기는 모두 눈에 집중된다”고 했다. 눈은 간의 기운과 연결되고, 눈의 영양은 주로 간혈에서 공급된다. 눈빛은 주로 신정이 위로 상승해 생긴다고 적었다. 청나라 의학자 주학해는 “어떤 심각한 질병이라도 두 눈에 정신이 있고 눈의 활동이 민첩한 사람은 예후가 길하다”고 짚었다. “상공(의술이 매우 뛰어난 의사)은 눈에 상응하는 오색을 잘 아는데, 이는 눈의 오색을 통해 오장의 생과 사를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눈이 맑고 밝으며 반응이 민첩해야 건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한다.

“상삼백안은 검은자위가 위로 올라가 흰자위가 정상보다 많이 보이는 것을 말한다. 이런 눈은 도둑의 눈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공공장소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훔쳐보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이런 눈을 갖게 된다. 하삼백안을 가진 사람은 거만하고 과시하길 좋아하며 자만하다. 이런 성향으로 인해 점차 검은자위가 아래로 내려가 흰자위가 많이 보이게 된다. 이런 눈을 하삼백안이라고 하며, 상삼백안과 함께 배우자로 피해야할 눈이다.”

인중의 색과 광택 그리고 형태 등 변화를 통해 비위와 생식기 비뇨기 계통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 허리를 삐끗해 통증을 참을 수 없는 사람의 인중에 사법(瀉法)으로 침을 놓으면 효과가 즉시 나타난다. 혼절한 사람을 구급하는데 자주 쓰이는 혈자리 중 하나도 인중이다.

인간은 누구나 나뭇잎처럼 얼굴과 두 손을 밖으로 드러내 보인다. 겨울에도 얼굴을 내놓고 다닌다. 얼굴에 경락이 풍부하고 기혈이 충만해 크게 추위를 타지 않는다. 덕분에 망진(望診)이 발달할 수 있었다. 사람의 신(神), 색(色), 형(形), 태(態)를 살피는 것이다. 혀의 모양, 분비물과 배설물의 색과 성질의 이상(異常) 변화를 목적을 갖고 관찰해 내장의 병변을 측정해 병의 상태를 파악하는 진단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자오리밍(趙理明) 지음, 이주관·이효진 옮김, 213쪽, 1만9500원, 청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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