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볼티모어 항구에 있는 2.57km 길이의 교량과 충돌하면서 다리가 무너졌다. 사진=로이터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볼티모어 항구에 있는 2.57km 길이의 교량과 충돌하면서 다리가 무너졌다. 사진=로이터

(노준희 기자) 대형 화물선이 구조물에 부딪혀 교량 교통이 즉시 통제되고 대피조치가 이뤄지면서 대형 참사를 막았다.

현지시간으로 26일 로이터(Reuters) 통신에 따르면,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에서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볼티모어 항구에 있는 2.57km 길이의 교량과 충돌하면서 다리가 무너졌으며 작업 중이던 인부 8명이 추락했고 이들 중 6명이 실종됐다.

미국 해안 경비대와 메릴랜드 주 경찰 관계자는 다이빙 팀이 차가운 물 온도와 실종된 시간을 고려할 때 사고 후 18시간 동안인 27일 오전까지 수색과 구조작업을 일시중단한다고 언급했다.

해안경비대 새넌 길레스(Shannon Gilreath) 소장은 차가운 물의 온도와 사고 이후 경과된 시간으로 인해 실종된 6명이 살아 있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주 경찰 롤랜드 버틀러(Roland Butler) 대령은 미국 당국이 노동자들의 유해를 수습하기 위해 수요일에 오전에 해가 뜨면 잠수부들을 바다로 돌려보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티모어 항구를 떠나서 스리랑카로 향하던 싱가포르 국적 컨테이너 선박 달리(Dali)는

현지시간으로 오전 1시 30분경 파탭스코 강 하구에 있는 프란시스 스콧 키 브리지(Fancis Scott Key Bridge)의 지지탑에 충돌했다.

사고 발생 직후 실종자 규모가 최대 20명이 될 것이란 예측이 나왔지만 교통량이 적은 새벽 시간대에 발생했고, 사고 선박이 충돌 전 조난 신고를 했으며 차량 출입 통제가 이뤄지면서 대형 참사를 피했다.

구조대원들은 생존자 2명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왔고 1명은 병원에 입원했으며 교량 노면을 메우고 있던 작업 반의 일원이던 6명은 실종되었다.

웨스 무어(Wes Moore) 메릴랜드 주지사는 정오 뉴스 브리핑에서 "다리 위로 다가오는 차량을 막을 수 있었던 사람들은 영웅이다"라며 "그들은 어젯밤에 생명을 구했다"고 말했다.

브랜든 스콧(Brandon Scott) 볼티모어 시장은 뒤틀린 금속이 하늘로 발사되는 장면을 묘사하며 "그것은 액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었다"며 "결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이었다"고 언급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선박이 어둠 속에서 교량이 부딪히는 모습이 담겨 있었으며 선박이 물에 충돌하면서 차량의 헤드라이트가 눈에 띄었고 선박에 불이 붙었다.

피트 부티지지(Pete Buttigieg) 미국 교통장관은 추가 통지가 있을 때까지 미국에서 가장 붐비는 항로 중 하나를 폐쇄하면 공급망에 크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실종자들은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멕시코 출신이라고 동료 인부들은 말했으며 조난 신호를 받은 뒤 차량 통행을 막을 수는 있었지만 다리 위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들은 미처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량 충돌 직전 조난 신호에 경찰관 한명이 다리 중간지점에서 작업 중인 인부들에게 대피할 것을 경고하기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겠다고 했으나 무전으로 "다리 전체가 붕괴했다"고 언급할 수 밖에 없었다.

인부들이 사용하는 작업용 무전에서 "선박이 통제를 상실해서 경찰이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인부를 대상으로 한 후속 대피 명령은 없었고 30초 뒤에 다리는 붕괴했다.

한편,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은 미국 해안경비대가 신속하게 대응했으며 다리가 충돌하기 전에 다리를 폐쇄한 메릴랜드 교통 당국의 빠른 조치를 칭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능한 신속하게 64km 떨어진 볼티모어를 방문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연방정부는 다리의 재건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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