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720억원 그칠 전망…증권가 목표치 하향

"2Q 어닝쇼크 우려" 주가급락 원인으로 작용

삼성물산이 2분기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오는 23일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삼성물산에 대해 실적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은 합병을 위해 중요한 시점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에 '어닝쇼크'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는 주가 급락으로 이어지고 있어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1일 금융정보제공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한 삼성물산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721억원이다.

증권사들이 1개월 전에 예상했던 삼성물산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166억원이었다. 한달 사이에 실적 전망치가 38%나 조정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이광수 연구원은 "삼성물산 2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691억원으로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인 1100억원에 크게 미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KTB투자증권 김선미 연구원도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며 "건설부문의 경우 국내외 수주 부진에 따른 매출 둔화에다 해외 일부 현장의 예정원가율 상향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고 상사부문은 원자재가 하락 영향으로 낮은 기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비해 5.6% 상승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부증권 조윤호 연구원 역시 "삼성물산 주가는 단기적으로 볼 때 상승 요인을 찾기 어렵고, 2분기 실적도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삼성물산의 어닝쇼크는 이재용 친정체제 구축의 첫 단추에 해당하는 제일모직과 합병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삼성물산 주가는 합병안 통과 이후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합병안 통과 당일인 지난 17일 10.39% 급락한데 이어 이튿날인 20일에도 3.38% 떨어졌다.

합병이 성사되면 주가가 오를 것이란 당초 예측과는 전혀 다른 결과인 셈인데 합병 이슈 소멸에 따른 차익실현과 어닝쇼크 우려가 직격탄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물산 주가 하락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합병을 위한 마지막 과제로 남아있는 상태다.

삼성물산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보통주 1주당 5만7234원이다. 삼성물산의 지난 20일 종가는 6만원으로, 매수청구권 가격과 5% 가량의 여유 폭 밖에 없는 셈이다.

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다음달 6일까지다. 합병 계약서에 따르면 두 회사를 합쳐 1조5000억원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면 합병이 취소될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제일모직 주주가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어 삼성물산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행사 기간인 다음달 6일 전에 삼성물산 주가가 5만7234원 아래로 내려가면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삼성물산 2분기 실적이 향후 주가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실적 발표 결과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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