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 소비자 물가지수 약-2%p 영향

늘어난 해외직구가 국내 물가상승률을 떨어뜨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최창복 연구위원이 4일 분석한 BOK이슈노트 '해외직구에 따른 유통구조 변화와 인플레이션 효과'에 따르면 해외직구가 국내에 직간접적인 가격경쟁을 유발해 인플레이션에 마이너스(-)의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직구 실적은 지난 2012년 8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6000억원으로 2년새 2배 가량 늘어나는 등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 해외 온라인쇼핑몰에서 팔고 있는 물건이 국내보다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격이 비싼 경우 유통 구조와 브랜드 독과점 공급업체에 대한 불만이 쌓이면서 해외직구가 촉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소비자들은 해외직구 가격이 국내보다 약 30% 저렴한 것으로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가격에 대한 불만은 국내 가격을 하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2012년 1월 이후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에 포함된 해외직구 대상품목의 물가상승률을 보면 다른 대상품목의 물가상승률보다 약 1.7%p~7.6%p 낮은 추세를 보였다.

가공식품에서 올 6월 기준 해외직구품목은 2012년 1월 대비 3.6%의 물가상승률을 보인 반면, 여타품목은 9.9%로 6.3%p 높게 나타났다. 내구제의 경우 해외직구품목은 -6.9%, 여타품목은 0.7%로 7.6%p 차이가 났다. 섬유제품도 해외직구품목은 11.6%, 여타품목은 13.3%(교복가격안정화로 가격하락한 교복 제외)로 해외직구품목 상승률이 1.7%p 더 낮았다.

해외직구로 저렴한 가격의 제품이 도입되면서 국내 유통경로가 개선되고, 업체간 가격·서비스 경쟁을 일으켜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최 연구위원은 "경제의 글로벌 통합 확대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국제적 요인들이 각국의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글로벌 마켓이 소비자 시장으로 본격 확장되면서 수입업자를 거치지 않고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해외직구가 소비자물가지수에도 직접적이고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해외직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장기적으로 소비자물가지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해외직구가 해당품목의 물가지수 하락을 통해 소비자물가지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추정한 결과 장기에 걸쳐 최대 약 2%p의 마이너스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최 연구위원은 "해외직구에 따른 소비자물가지수 하방 압력은 수요부진이 아니라 해외로부터의 공급요인에 따른 것으로 통화정책 수행시 고려할 방안이 필요하다"며 "외국제품과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경쟁력있는 국내제품에 대한 역직구 확대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