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경상수지 흑자, 11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예상

유가하락 아니면 올해 흑자는 실제 65% 수준일듯

상승 반전할 경우 경상수지 흑자 줄어들 것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사상 최장인 42개월째 흑자 행진을 보이고 있는 것은 1990년대 초 '걸프전 수준'의 유가하락이 수출입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은 1일 '최근 유가하락의 경상수지 흑자 확대 효과' 보고서에서 "유가 하락으로 원유 관련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들면서 수출입 적자 규모가 축소되고 경상수지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 8월(잠정) 기준 84억6000만 달러, 누적 기준 약 701억 달러로 사상 최장 기간인 42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1100억달러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는 상품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드는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 구조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원유 관련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많아 통상 연간 약 800억 달러(2012~2014년 평균)의 수출입 적자를 기록하는데 최근 유가가 하락하면서 적자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올 8월까지 국제유가는 배럴당 두바이유 기준 49.4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1% 하락했다. 이는 유가가 급락했던 1980년대 중반 원유 생산 증산(-61.4%), 1990년대 초반 걸프전(-51.0%),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67.9%) 등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단가와 수출단가가 하락해 올 1~8월까지 수입금액은 373억 달러, 수출금액은 129억 달러 줄어들었다. 결국 원유 관련 수출입 적자 폭이 244억 달러로 축소되면서 전체 경상수지의 흑자 개선을 도왔다. 이는 전체 경상수지 흑자규모의 약 35%를 차지했다.

만약 올해 유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수준인 약 105달러(두바이유 기준)로 유지됐다면, 경상수지 흑자는 457억 달러로 실제 701억 달러의 65% 수준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됐다. 유가가 하락하지 않았더라면 지난해 같은 기간 흑자액인 545억 달러보다도 88억 달러(16%)나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원유 관련 수입규모가 수출규모에 비해 상당히 커 국제유가 변화가 경상수지의 큰 변동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국제유가가 상승 반전될 경우 경상수지 흑자폭은 예상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