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 지속…추가 상승 가능성 높아

"여건 개선된 만큼 매입을 검토해 볼만 해"

서울 성북구 A아파트에 살고 있는 박모씨는 전세 만기를 앞두고 있다. 박씨가 사는 전용 59㎡의 전세시세는 1억8000만~1억9000만원 수준으로 3000만원만 보태면 매입도 가능하다. 그래서 박씨는 집을 사는 것을 검토중이다.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 80% 시대를 맞고 있다. 최근 전세가격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며 매매가격과의 차이가 크게 줄어들자 매입을 고려하는 세입자도 늘어나고 있다.

전세금을 올려달라는 요구도 짜증스럽고, 내 집을 마련하면 전세보증금을 떼일 걱정도 없기 때문이다.

서울 성북구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사상 처음으로 80%를 돌파했다. 최근 몇 년 간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탓이다.

KB국민은행의 '8월 전국 주택매매 전세시장 동향'에 따르면 이달 성북구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80.1%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전세가율이 80%를 돌파한 곳은 성북구가 처음이다.

성북구의 전세가율은 2013년 4월만 해도 63.2%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70%를 돌파한 데 이어 80%까지 넘어섰다.

성북구에 이어 강서구(77.8%), 동작구(77.4%), 서대문구(75.2%), 중구(75.2%), 관악구(75.0%) 등의 순이었다. 용산구는 60.0%로 처음으로 60%대로 진입했다.

서울지역 전세가율은 아파트뿐 아니라 연립(66.2%), 단독주택(43.9%)의 경우도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올해 들어 8월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6.46%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은 4.09%, 지방 5대 광역시는 3.10% 상승했다.

전세가율 상승은 공급 부족으로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집주인들은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한다. 은행예금 금리가 1%대로 주저앉았기 때문에 집값과 전세가의 차액을 놀리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월세로의 전환을 모색하거나 계속 전세값을 올려달라고 요구한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이라면 전셋집 고민을 덜고 자금을 보태 매입에 나서는 것도 고민해 볼만하다고 조언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이 증가하는 가운데 젠셋값 상승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매입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비해 대출 금리가 크게 떨어진 데다 주택 매입을 위한 저금리 상품 출시 등으로 매수여건이 개선된 만큼 매매를 고래해 볼만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입시 따져야 할 요건들도 있다.

추가 매입자금을 대출로 조달할 경우 살림살이에 무리를 주지 않을 정도의 선을 지켜야 한다. 주택 취득에 따른 세금 등도 고려한 후에 매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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