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줄어들면 전세난도 지속 전망

부동산시장이 공급과잉에다 정부의 대출 규제 및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상승 가능성으로 3중고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준)는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뒤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내년과 2017년 각각 네 차례씩 단계적으로 향후 금리를 인상할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내 금리 인상 압력도 높아져 대출을 통해 부동산을 매입할 경우 이자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정부가 급작스럽게 기준 금리를 올리지는 않겠지만 미국이 단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 2분기나 하반기 이후에는 국내 금리도 들썩거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상승은 주택 수요 위축을 가져와 매매 거래도 줄어들게 만든다. 매매가 줄어들면 전세 수요는 그만큼 늘어날 수 밖에 없어 전세난도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금리 인상으로 원금 상환 부담도 커지면서 소비위축과 내수경기 침체로 이어질 개연성도 높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인해 시장금리도 0.2~0.3% 정도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서 "내년도 부동산 시장은 공급과잉 논란에다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미국의 금리인상 등으로 3중고에 시달릴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오래 전부터 예견된 것이라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수요 위축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이미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이 반영돼 일부 금리가 오르고 있었던 상황이라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보다는 국제 원유가격 폭락에 따른 세계 경기 위축과 신흥국 도산, 중국 경기 침체에 따른 국내 경기부진이 집값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에서 자금이 대거 유출되는 것이 가시화 되면 우리나라도 충격이 클 것"이라면서 "그 정도가 아니라면 부동산 사이클상 일부 조정을 받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언 유앤알 컨설팅 대표는 "경기 회복으로 금리가 점진적으로 상승한다는 것은 자산구매력 증가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중장기적으로 부동산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 "지난 1987~1990년 12% 이상 고금리였지만 집값은 연평균 30% 상승했고 2002~2003년 금리 하락기였지만 집값은 약보합세였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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