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부동산 대책 등 잇단 부동산 규제로 침체했던 분양 시장이 봄 이사철을 맞아 기지개를 펴는 양상이지만 지역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22일 주택건설 업계와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등에 따르면 미국 금리 인상과 조기 대선 등 불확실성으로 사업성이 좋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사이에 고저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수도권에서 이런 청약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서울에서는 이전 같은 세 자릿수 경쟁률은 아니지만 1순위 마감 행렬을 이어간 반면 인천 일부 지역에서는 청약 미달 사태가 일어났다.

이달 서울 은평구에 공급된 '백련산 SK 뷰 아이파크'는 59㎡에서 타입별 최고경쟁률 34.33대 1을 보이는 등 전 타입 1순위 마감했다. 반면 인천 중구 중산동에 선보인 'e편한세상 영종하늘도시 2차'는 74㎡A 타입을 제외하고 전 타입이 미달했다.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달 부산에서 분양한 '해운대 롯데캐슬 스파'는 578가구 모집에 3만3487명이 몰려 해당 지역 1순위 마감됐다.

또한 '부산 연지 꿈에그린' 단지도 청약률이 세 자릿수를 기록하며 1순위 마감했다. 특히 84㎡A 타입은 271가구 모집에 7만3883명이 몰려 최고경쟁률 265대 1을 보였다.

부산은 지난 3년 제주를 제외하고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올랐을 정도로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한 지역이다. 집값 상승세가 지속하자 그동안 위축됐던 실수요가 봄 성수기를 맞아 분양한 단지를 중심으로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과 달리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는 지역이나 비브랜드 아파트 단지 등에선 여전히 청약 미달 사태도 나타나고 있다.

이달 경북 칠곡군에 분양한 '칠곡 왜관드림뷰'와 충북 음성군 생극면 '음성 생극 태경 에코그린', 제주시 조천읍 '제주조천 코아루 더 테라스'는 전 타입 모두 청약이 미달했다.

부동산인포 리서치팀 관계자는 "정치·경제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청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사업성이 좋은 단지와 그렇지 않은 단지 사이에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환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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