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8일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해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수세에 몰렸던 여당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이후 대대적인 전방위 반격에 나서는 등 야당의 공세에 맞불을 놓고 있다.

반면 야당은 당내 화력을 집중해 총공세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강력한 대여 공세의 무기를 확보한 새정치연합은 이를 고리로 예산정국에서 빼앗겼던 정국주도권을 다시 찾아오겠다는 심산이다.

특히 여야는 국회 본회의를 열고 각종 민생법안과 결의안 등을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양당간 '비선실세' 공방이 격화하면서 이날 본회의는 취소됐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이 '비선실세 국정개입'을 이용해 정치공세를 벌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안의 진실을 국민들한테 밝히려하는 것보다는 이 일을 이용해 여권을 뒤흔들려고 하는 의도로 볼 수 밖에 없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국민적 의문이 있는 부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성역없이 진행돼서 잘못 알려진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의 오해를 풀어드려야 한다"며 "만약 잘못된 것이 있다면 당에서 청와대에 반드시 시정을 요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사항인데 대통령 비서실까지 무더기로 검찰에 고발한 것은 전체적으로 볼 때 정치 금도 내지는 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날을 세웠다.

이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국정을 수행하는 측면에서 대통령 비서실인사 12명을 무더기 고발한 것은 국정 마비라는 상황까지 염두에 둘 때 우려스럽다"며 "야당은 신중하고 국민들을 납득할 만한 자세를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고소·고발이 한국 정치의 한 수단으로 정착되는 것 같다. 정치에서 해결해야 할 영역, 사법에서 해결해야 할 영역이 있는데 고소·고발이 남용되는 정치가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정치를 비하하고 사법도 비하하는 망신스러운 일"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연합은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청와대 회동을 비판하며 대통령의 단호한 대응 없이는 '레임덕'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정권의 명운을 걸고 사건을 초장에 제압해야 한다"며 "유야무야 하던지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줘서 끝내려면 일파만파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질 것"이라고 밝혔다.

문 위원장은 "역대 대통령 레임덕은 모두 비선 때문이었다. 대통령이 과감히 읍참마속해야 한다"며 "국정 최고 책임자가 비선실세 국정농단에 대한 최소한의 유감표명조차 없었다. 대통령은 검찰에게 수사 지침을 내린데 이어 여당에게 흔들리지 말라고 행동지침도 내렸다"고 말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어제 대통령이 검찰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정윤회 게이트 검찰 수사가 끝나기 전에 혐의 없다는 식의 결론을 내린 것"이라며 "검찰이 각본대로 수사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 국민들은 국정농단으로 보고 특검과 국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고 비판했다.

정세균 비대위원은 "위기의 진원이고 당사자가 된 청와대 비서실에 대한 전면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 사태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조기 레임덕이 올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비대위원도 "(박 대통령은) 음참마속. 음참회문해야 한다. 정윤회, 문고리 권력 그리고 비서실장을 사퇴시켜야 검찰 수사는 공정하게 이뤄지고 국민이 수사결과를 믿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비대위원 역시 "공직기강비서관실은 공직의 도덕성을 지키는데 있다. 공직비서관의 존재 이유를 부정한 것과 다름없다"며 "맘에 안든 보고서를 찌라시 취급할 것이면 공직기강비서관실을 폐지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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