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45) 감독이 KIA 타이거즈에서도 '내부 경쟁'을 중요시하며 분위기를 조성해나가는데 초점을 맞춘다.

지난 2011년 말 LG 트윈스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내부 경쟁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내부에서 경쟁을 시키면서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유도하겠다는 뜻이었다.

LG 사령탑으로 선임된 후 어떤 포지션에 대한 질문이 나와도 김 감독은 내부 경쟁을 강조했다. 외부 영입보다 내부 경쟁을 중시했다.

김 감독은 여러 부분에서 팀 내 경쟁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힘썼다.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LG는 체력테스트를 통해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선수를 선별했는데 이것도 경쟁 분위기 조성의 일환이었다.

KIA 사령탑을 맡은 후에도 김 감독의 이같은 '색깔'에는 큰 변화가 없는 모양새다.

30일 광주 서구 내방동의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열린 KIA 제8대 사령탑 취임식에서 김 감독은 내부 경쟁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그는 "프로에서 핑계는 필요없다. 실력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하다보면 잘못될 수도, 실수할 수도 있다. 무엇 때문에 그렇다는 핑계를 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하면서 "여러 선수가 경쟁할 수 있는 팀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 감독은 베테랑 선수, 스타 선수들이라고 해서 특혜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LG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에도 김 감독은 이런 부분을 강조했다.

베테랑 선수를 대우해주는 감독이지만 그는 그라운드 내에서 만큼은 냉철한 부분이 있다.

이날도 김 감독은 선수들의 '이름값'에 휘둘리지 않고 실력으로 평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감독은 "팀 내에는 베테랑, 중견급 선수들도 있고, 어린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경쟁 사회인 만큼 공평하게 경쟁에서 이긴 선수들에게 한해 포지션이 결정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기존에 고정 포지션을 갖고 있는 선수들에게도 김 감독에게는 예외가 없다. 내부 경쟁 유발을 위해 거의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겠다는 것이 김 감독의 의지다.

그는 "고정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을 예우해 줄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한도 내에서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경쟁을 유발시켜야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이뤄질 뿐만 아니라 먼 미래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김 감독의 지론이다.

김 감독은 "분명한 것은 팀에 기초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기초가 튼튼한 팀, 앞으로 비전이 있는 팀을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시즌이 끝나고 나서 KIA가 변화했다는 말을 들을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내부 경쟁을 강조한 김 감독은 프로선수답게 스스로 비시즌을 알차게 보내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내부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비시즌을 어떻게 보내느냐도 중요하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했다.

"베테랑이나 중견급, 1.5군 선수들 모두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말한 김 감독은 "프로야구 선수들은 시즌이 끝나는 날이 12월31일이고, 시즌이 끝나고 훈련을 시작하는 날이 1월1일"이라며 "지금은 휴식기가 아니라 내년 3, 4월까지 갈 수 있는 훈련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프로 선수라면 실력으로 말하는 것이다. 목표의식을 가진 선수들은 거기에 맞게 하면 된다. 본인이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판단은 본인들이 하는 것"이라며 "스프링캠프에 45명이 가겠지만 시범경기는 30명, 정규시즌 엔트리에 들 수 있는 것은 26~27명이다"고 역시 경쟁을 유발하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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