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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 직격탄을 맞은 경상남도 거제시의 실업률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조선소가 밀집한 인근 통영시도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실업률 6%대를 기록하며 시군별 실업률 1~2위로 조사됐다. 더구나 현대중공업 등 조선 빅3가 하반기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져 실업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시군별 주요고용지표 집계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거제시의 실업률은 7.0%로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4.1%포인트 치솟았다.

특별·광역시를 제외한 전국 시군 가운데 압도적으로 높은 실업률일 뿐만 아니라 현재 기준의 시군별 실업률 통계가 집계된 2013년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 4월 우리나라 전체 실업률은 4.1%였다. 국가 전체가 ‘고용 쇼크’로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거제 지역의 실업난은 그보다도 더 크다는 의미다.

거제의 실업률이 치솟은 것은 지난해 하반기(10월 기준) 부터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2.9%로 양호한 수준이었지만 하반기 6.6%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반년 만에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거제의 고용률은 62.0%로 조사됐다. 시지역 평균 고용률인 63.7%보다 1.7%포인트 낮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거제 지역의 고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것이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거제는 조선업(구조조정)의 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난 지역으로 보인다"며 "대우조선해양과 그 협력업체들, 삼성중공업과 협력업체들의 인원 감축에 따라 실업률은 상승하고 고용률은 하락한 모습이다"고 분석했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고용쇼크는 인근 통영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통영시의 상반기 실업률은 6.2%로 전국 2위를 기록했고 고용률은 57.6%로 전국 최하위다. 성동조선해양 등 중견 조선업체들이 휴업 상태에 들면서 인원감축이 시행된 것이 주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일감부족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놓고 노사 갈등을 보이고 있는 조선업계의 움직임도 초미의 관심사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업계 빅 3가 올해 수주 목표치를 채우지 못할 경우 강도 높은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조선업계 빅 3는 양호한 수주 실적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하반기에 수주 목표치를 채우지 못할 경우 일감 부족에 따른 인력 감축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각 업체들은 올해 하반기 수주 상황과 실적을 지켜보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업체별 구조조정이 본격화 될 경우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들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15~2016년 수주 절벽 사태에 따른 여파가 올해도 지속되고 있어 조선업계 빅 3는 주채권 은행에 제출한 구조조정안을 달성할 때 까지 강도높은 구조조정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며 "올해 연말에도 수주 목표치를 채우지 못할 경우 조선업 근로자들을 상대로 한 대규모 칼바람이 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에서는 올해 초 한국GM 공장 폐쇄의 여파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군산의 상반기 실업률은 4.1%로 전북 지역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해 상반기 실업률이 1.6%, 하반기가 2.5%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대폭 뛰어오른 수치다.

고용률은 53.1%로 시지역 평균 54.8%보다 1.7%포인트 낮았다.

빈 과장은 "GM 군산 공장과 협렵업체 공장이 가동 중단 된 것으로 안다. 앞서 현대중공업도 가동중단에 들어갔는데 두개의 큰 업체들이 폐쇄 또는 가동을 중단하면서 전체적으로 군산시 고용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용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시 기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70.7%), 충청남도 당진시(70.0%), 경상북도 영천시(66.1%)으로 집계됐다.

군 지역 고용률 상위지역은 경상북도 울릉군(85.5%), 전라남도 신안군(79.0%), 전라북도 장수군(75.3%)이었다.

각 도별 실업률 상위지역은 경기 안양(5.9%), 강원 원주(4.3%), 충북 청주(3.6%), 충남 천안(3.2%), 전북 군산, 전남 광양(3.2%), 경북 구미(5.2%), 경남 거제, 제주 서귀포(1.6%) 등으로 나타났다./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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