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에서 당권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른바 '빅3'와 이에 반대하는 여론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23일 그 기류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 국회의원 30명이 지난 21일 공식입장을 통해 정세균, 박지원, 문재인 의원 등 '빅3'의 불출마를 요구했지만, '빅3'가 이를 사실상 거부하자 이들은 새로운 대책 모색에 나섰다.

빅3 불출마론을 선도한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조찬모임을 갖고 후속 대응책 모색에 나섰다. 이들은 일단 빅3의 불출마를 꾸준히 설득하는 한편 여론몰이에 나서 추가 서명을 받겠다는 방침이다. 빅3가 출마 의지를 접지 않을 경우 특정 인물을 지지하는 방안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이같은 방침은 '빅3'의 출마행보와 맞물려 있다.

문 의원은 지난 22일 "당의 변화를 위해 몸을 던지겠다는 마음을 굳혔다"고 밝혔다. 빅3 불출마론을 의식한 듯 "대안적인 측면에서 마지막 변수는 남아 있다"고 여지를 남겼지만, "당내에는 불출마 요구만 있지 대안이 없다"고 말해 사실상 출마 의지를 굳힌 것으로 해석된다.

박 의원도 "그분들이 우려하지 않도록 전당대회 과정에서 충분히 대화해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지금 국민은 강한 야당, 당원은 통합대표를 원한다. 이러한 요구를 그 누구보다도 제가 잘 받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당당하게 당원과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가 두 전직 대통령의 비서실장(문재인·박지원 의원)간 대결로 양분된다면 또 호남 대 영남이라는 구시대적 대결구도로 짜인다면 갈등과 분열의 골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조건부 수용' 방침을 밝혔다. 문, 박 의원이 출마하면 자신도 출마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빅3 불출마론을 선도한 의원들은 다시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단체행동을 모색하기로 한 것이다.

이들이 특정 인물을 지지할 경우 그 대상으로는 김부겸 전 의원이 가장 많이 거론되지만, 리더십 교체론을 내세워 당대표 출마선언을 마친 이인영 의원을 지지할 가능성도 높다. 서명에 동참한 의원들 중에는 이 의원과 가까운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486계가 포함돼 있다.

정성호 의원은 이날 조찬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빅3'의 반응에 대해서는 "이제 시작"이라며 의지를 재확인했다.

우상호 의원도 "아직까지 후속 조치는 따로 없다"면서 "계속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친노 비노 구도로 당이 분열이 가속화 돼서야 다음 총선, 대선이 희망이 있겠냐는 마음으로 이렇게 말씀을 드리는 것이지, 세 분이 자격이 없다 문제가 있다 이런 얘기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조찬에 참석한 노웅래 의원은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대로 전당대회가 되면 친노와 비노, 반노가 정면으로 맞붙을 수밖에 없고, 또 지역적으로 보면 영남과 호남이 극렬하게 (다투는) 구도가 될 수밖에 없다"며 빅3의 불출마를 거듭 요구했다.

그는 "만약에 세 분들이 고집을 하신다면 추가서명을 받을 생각도 있고 당의 변화와 화합을 위한 구체적인 대상 선정이나 그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노력해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부분까지 고민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안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그러면 세 분 이외에는 대표를 하지 말라는 얘기로 뒤집어 말할 수 있다"며 "분파와 파벌을 뛰어넘는 그리고 당에 변화를 줄 수 있는 후보라고 거명되는 분들도 대상이 될 수 있고 3선 이상 경륜 있는 분들이 40명이 넘는데 대안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조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빅3 불출마 요구 서명에 동참한 박주선 의원은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모두가 다 그동안 당을 운영하면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사람들"이라며 "또 다시 돌아와서 당권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명분과 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번에 전당대회가 제대로 치러지지 않으면 국민이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해산명령을 내릴 것"이라며 "세 분들이 당권을 잡으면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하고, 집권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기 때문에 분당 사태도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의원 역시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젊은 정치인들의 역동성이 당에 충분히 공급이 돼야 새정치연합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거듭나는 정당이 될 수 있다"며 "소위 '빅3'라고 불리는 국민들께서 많이 봐오셨던 정치인들만의 전당대회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안희정 충남지사가 공감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평소에 안 지사도 내가 그런 생각을 여러 차례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며 "제가 서명하고 난 다음에도 만나서 그런 것을 갖고 대화를 좀 나누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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