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과 의원직 박탈 결정으로 정치권이 내년 4월 예정에 없던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여야는 내년 4월29일 실시되는 보궐선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거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 주도권 장악과 당내 권력 지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내년 4월 보선 의미와 전망은?

여야의 입장에선 모두 내년 보궐선거가 달갑지만은 않아 보인다. 여당은 정윤회씨 등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속에서 집권 3년차를 맞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 성격이 강하다.

야당은 내년 2월8일 전당대회때 선출될 새 지도부의 리더십을 평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선거결과에 따라 초반 지도부의 입지가 결정될 수 있다.

선거 지역은 이상규 전 의원의 서울 관악을, 김미희 전 의원의 경기 성남 중원, 오병윤 전 의원의 광주 서구을 등이다. 수도권 2곳, 호남 1곳이다. 지역만 봤을때는 야당의 우세가 점쳐진다. 3곳 모두 야권연대로 진보당 의원들을 배출한 곳이다. 역대 선거에서도 야권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입장에서는 전승을 거둬야 본전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새 지도부의 리더십 타격은 불가피하다. 3곳 중 2곳이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수도권이란 점에서 새누리당도 수도권 2곳에서 이겨야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여야 모두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비선실세 의혹 등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하는 등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강해지고 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선거 승리도 장담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야당 후보가 난립시 새누리당이 수도권에서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전 진보당 의원들은 지역 주민들과 스킨십을 강화하는 등 출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야권에서는 정의당도 호시탐탐 추가 원내입성을 노리고 있다. 이 경우 새정치연합 후보들이 힘든 싸움을 하게 될 공산이 크다.

◇4월 보선 예상 출마자는 누구?

4월 보선에 출마할 인물들이 누가 될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관악을은 새누리당에선 19대 총선에 출마했던 오신환 당원협위원장이 유력한 가운데 김철수 전 당협위원장도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에선 지역위원장인 정태호 전 청와대 대변인을 비롯해 김희철 전 의원 등이 후보군에 올라있다. 안철수 의원 측 인사인 박왕규 '더불어 사는 행복한 관악' 이사장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경기 성남중원은 새누리당에서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신상진 당협위원장이 후보로 꼽힌다. 당내 일각에선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의 차출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차출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들은 바 없다"며 "생각한 적도 없다. 계획도 없고 의향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친노(친노무현)계 정환석 전 지역위원장, 안 의원 측 정기남 전 정책위 부위장 등이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광주 서구을은 새누리당에선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 2011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냈고 18·19대 때 광주 서갑에 출마했던 정용화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교수가 후보로 꼽힌다.

반면 새정치연합의 경우 전통적인 텃밭인 만큼 내부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위원장인 조영택 전 의원과 김정현 중앙당 수석부대변인, 광주시장 선거에 도전했던 이용섭 전 의원, 강운태 전 광주시장, 김하중 당 법률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광주에서 사무실을 열고 정치 행보를 재개한 천정배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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