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4%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통계청이 물가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5년 이래 처음이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5.20(2015=100)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105.65)보다는 0.4% 내렸고 지난달(104.81)에 비해서는 0.4% 올랐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물가의 원인으로 '농·축·수산물'과 '무상 교육 정책' 등이 꼽혔다. 실제로 지난달 품목 성질별 기여도를 보면 농·축·수산물이 물가를 0.70% 끌어내렸다. 농산물 몫이 -0.69%다.

이 과장은 "기상 여건이 양호해 농산물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여름에는 폭염으로 8월 9.3%, 9월 14.9% 등 농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뛴 바 있다.

무(-45.4%), 상추(-37.1%), 파(-35.7%), 토마토(-28.4%), 배추(-16.7%) 등 품목의 전년 동월 대비 하락 폭이 컸다.

무상 교육을 시행하면서 교육 부문에서도 전반적인 물가 하락세가 나타났다. 학교급식비(-57.8%), 고등학교납입금(-36.2%), 교과서(-25.2%) 등이다.

이 과장은 "지난달 무상 교육 확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정부 정책 등이 물가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부연했다.

통계청은 소비 부진에 의한 디플레이션(Deflation·지속적인 물가 하락)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초의 마이너스 상승률은 고교 무상 교육 정책(-0.17%포인트(p)), 농산물 기저효과(-0.16%p) 등 정책적·일시적 요인의 여파라는 설명이다.

이 과장은 "기저효과가 완화하는 연말부터는 0%대 중~후반의 물가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구조적인 저물가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잠재성장률도 함께 떨어지면서 지금은 아니더라도 방향은 서서히 디플레이션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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