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골수가 일치하는 분이 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걱정보다는 감사한 마음이 앞섰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경찰관으로서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데 고민할 이유가 없었어요.“

13일 인천삼산서에 따르면 이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김한나(34세) 경장은 지난 10일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골수이식 수술을 했다. 아무도 모르게 하려 했으나 수술 일정 때문에 휴가를 신청하면서 골수기증 사실이 경찰서에 알려지게 됐다. 김 경장은 “누구나 할수 있는 일인데 선행으로 알려지는 게 부끄럽다”며 손사래쳤다.

평소 매년 헌혈을 해오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경찰관을 꿈꾸던 시절, 2007년 그녀가 봉사할 수 있는 골수기증을 결심하고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 등록했다.2009년 순경 공채로 경찰에 투신한 김 경장은 4대사회악 근절을 위해 여성청소년과에서 학교폭력을 담당하던 열혈 형사였다.

임신으로 육아휴직 중이던 지난 9월 18일 협회가 유전자 일치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출산한 지 1년도 체 되지 않은 엄마였지만 김 경장에게는 “생명을 살리는데 고민할 이유는 없었다.” 항암치료로 백혈병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재발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와 김경장의 유전자가 99% 일치했고, 김 경장은 주저없이 골수를 기증하기로 하고 지난 11일 수술을 받았다.

그녀는 “입원한 3일 내내 너무 기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며 “골수를 채취할 때 많이 아프다는 소문이 있지만 잘못 알려진 것”이라며 “헌혈하듯 한쪽 팔에서 골수를 채취해 백혈구만 기계에서 추출하는 방식으로, 수술 시간도 4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골수기증을 결심했다가 수술 직전에 취소하는 사례가 더러 있다면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마지막에 변심하면 수술을 기다리던 환자는 크게 낙심하고 무균실에서 대기하던 중 사망할 수도 있다”며 “골수 채취가 고통스럽고 수술 후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성스러운 경험을 얼마나 해보겠습니까,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경찰관이 되도록 더욱 열심히 살아가겠다.”며 “많은 사람들이 백혈병 환자에게 사랑을 나누는 골수 기증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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