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허태영
늦 가을 아침에
비가옵니다
입동이 지났어도
마음은 가을이기에
난 아직
가을을 보내지 못합니다
마지막 잎새를 떨구는 바람
우산을 쓴채 바쁜 걸음들
스산한듯
질서 정연한
오늘
자꾸만
눈물이 고입니다
더 깊은 사랑을
더 많은 만남을
남기지 못한
후회의 의미
하여
이 아침
무엇에 든지
취하고 싶습니다
붉음의 무게에
진 낙엽처럼
낙조를 담은
강의 해갈처럼
지난 시간마다
가꿀 명분이 되버린
삶의 부재가
쌓이기전
깨지 않을것에
취하여
넘치는
사유 앞세워
끝없이
취하고 싶습니다
그 취함을 찾는 걸음
이 비에 취하려
종일 우산도 없이
서 있을것 같습니다
이렇게
비 오는 날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