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시사통신
그래픽=시사통신

러시아의 한 매체가 한국 남성이 러시아군에 자원입대하여 우크라이나 돈바스 전선에 실제로 투입되었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서울을 떠나 도네츠크 제1군단 소속 국제여단 '퍄트나슈카'에 합류했다고 14일(현지시간) 공개된 영상에서 밝혔다.

이 남성은 방한용품으로 얼굴을 가린 채로 이름과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영어로 인터뷰에 응했다. 호출명 '킨제르'로 불린다고 밝힌 그는, 러시아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전통적인 생활방식이 보존된 러시아의 가치관에 매료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신뢰하며, 서방 국가들이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남성은 또한 이번 특별군사작전이 끝나면 러시아 시민권을 취득해 소치에서 살고 싶다는 바람을 표현했다. 그는 러시아어를 몰라 영어와 번역기로 소통하며 친구를 사귀었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러시아군 입대가 어렵지만, 앞으로 시스템이 더 잘 구축되어 쉬워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남성은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든 한국에 연락하고 있으며, 가족과 친구들은 그가 러시아에 간 것은 알지만, 입대 사실은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걱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자원입대한 한국인은 이 남성이 처음이다. 앞서 장교 출신 이근씨가 지난해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으로 참여했으나 여권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주러시아 한국대사관은 아직 이 남성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이 사건은 한국인의 국제적 참전 문제와 개인의 신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발시키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