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를 통한 '로맨스 스캠' 사기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가해자들이 피해자를 현혹하기 위해 성별, 국적, 직업까지 바꾸는 수법을 사용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남대 경찰학과 박미랑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심 판결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로맨스 스캠 사건 73건을 분석한 결과, 대다수의 가해자들이 다양한 프로필을 사용해 사기를 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에 따르면, 로맨스 스캠의 대표적인 수법 중 하나는 '돈과 선물을 보내려 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지불해달라'는 것으로, 전체 사건의 57%를 차지했다. 또한, 본인이나 가족의 어려운 처지를 호소하며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19%, 짐 보관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15%로 나타났다.

가해자들은 피해자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직업과 국적, 심지어 성별까지 바꿔 가며 사기를 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를 들어 한 가해자는 '시리아에 파병된 한국계 미군 여성', '시카고의 컨설턴트', '미국 의사' 등으로 사칭했으며, 다른 가해자는 '폴란드 석유회사 여성 직원', '영국 금융감독원 고위 여성 간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소장' 등으로 행세했다.

가장 많이 사칭된 국적은 미국으로 전체의 43%를 차지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 예멘, 프랑스 등이 뒤를 이었다. 사칭하는 직업은 군인(32%), 의사(15%), 승무원(2%), 회사원(2%) 등이었다.

박 교수는 로맨스 스캠 범죄가 다른 사기 사건과 달리 피해자가 숨기 쉬운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한 사회적 장치와 보이스피싱 범죄와 같은 맥락에서의 사회적 예방 작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로맨스 스캠의 확산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피해자들의 신고와 사회적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