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가 의대 증원에 반대해 실시한 총파업 찬반 투표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휴일 도심 집회를 통한 대정부 압박에도 불구하고 내부 동력 확보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강경 투쟁의 힘이 약화되는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의대생들과 의사들은 삭발식을 진행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지만, 의대 증원에 대한 압도적인 찬성 여론과 한파로 인해 궐기대회 참석 인원이 천여 명에 그쳤다. 이는 의사단체 내부 호응이 생각보다 저조했음을 시사한다.

의협은 정부가 의대 증원을 강행할 경우 총파업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 동력 부족으로 실제 파업 돌입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또한 일주일간 진행한 총파업 투표 결과도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며, 투표율과 찬성률이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3년 전 파업을 이끌었던 최대집 전 회장의 투쟁위원장직 사퇴로 강경 목소리도 힘을 잃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이에 따라 의협은 투쟁보다는 정부와의 협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뚜렷한 돌파구 없이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반대 입장만을 고수할 가능성도 크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의 정형준 정책위원장은 지역 및 필수의료 공백 문제 해결을 위해 의대 증원이 포함된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공의 단체는 이달 말 총회에서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3년 전 집단 휴진에 나섰던 젊은 의사들도 변화된 여론을 고려할 때 강경한 행동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