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시사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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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경제 상황이 어려웠다. 일반적으로 경제 상황을 판단하는 세 가지 주요 지표인 생산, 투자, 소비는 모두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 자동차 산업의 선전과 연말 반도체 산업의 회복 덕분에 생산은 0.7% 증가했지만, 투자와 소비는 역성장을 경험했다. 특히 소비 지표는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이러한 상황은 '상저하고' 현상으로 나타났는데, 생산은 하반기에 개선되는 반면 소비는 계속 침체 상태에 머물렀다.

고금리와 고물가라는 혹한기 속에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있음이 관찰됐다. 옷, 가방, 신발 등 일상적인 소비 품목들의 소비 감소가 뚜렷했다. 서울 마포구의 옷가게들을 살펴본 결과, '임대 문의'라는 표지가 붙은 문 닫은 점포들이 많았다. 상인들은 월세 부담과 소비 감소로 인해 매장을 정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음을 전했다. 실제로 준내구재 소비 감소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두드러졌다.

생산이 반등한 지난해 4분기에도 사람들이 지갑을 닫는 주된 이유로 고물가와 고금리가 꼽혔다. 소비자들은 높은 물가와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보았다. 소비에서의 선택과 집중 경향도 나타났는데, 특히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항공 분야를 포함한 운수업의 카드 승인 금액은 1년 전보다 41%나 증가했다.

또한, 경기의 불확실성 속에서 소비를 줄이고 미래의 위험에 대비해 돈을 비축하는 현상도 두드러졌다. 가계 저축률은 코로나19 이전 5년 평균 7.1%에서 최근 3년 평균 10.7%로 상승했다. 이러한 경제 지표들은 현재 경제 상황의 복잡함과 도전을 반영하며, 앞으로의 경제 방향성에 대한 중요한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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