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시사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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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택 시장에서 두드러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매수세 감소와 공급 부족으로 인해 아파트 전셋값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빌라 시장에서는 전세 기피 현상이 강화되어 월세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서민들의 주거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아파트의 전세가율이 넉 달 연속 상승하여 지난해 12월 66.8%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10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수치다. 특히 서울 지역의 경우, 전세가율이 53.7%로 11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러한 아파트 전세가율의 상승은 주로 집값 하락 전망에 따른 실수요자들의 매수 대신 전세 선택, 그리고 입주 물량 감소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시장에서 전세를 기피하고 월세로 전환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2022년 12월 78.6%에 달했던 서울 빌라(연립·다세대)의 전세가율은 1년 만에 10%p 이상 하락하여 68.5%를 기록했다. 이와 반대로 전국 빌라의 월세가격지수는 101.9로 1년 만에 0.8% 상승했으며, 이는 2015년 6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아파트 전세가율은 2018년에 75.2%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해 현재는 낮은 편이지만,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 수요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 변동성은 서민들의 주거 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주거 사다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은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는 빌라의 전세가 무너질 경우, 매매 시장도 함께 무너지게 되어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인 양극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빌라 전세 시스템의 신뢰성을 회복하고, 아파트 전세가율 상승이 향후 다시 투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주거 시장의 안정화와 서민들의 주거 안전을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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